‘겟 쇼티’의 2편이기에, 그리고 수 많은 영화와 CF에서 패러디 됐던 ‘펄프 픽션’의 명 댄스콤비 존 트라볼타와 우마 서먼이 다시 만난 작품이기에 영화 ‘쿨!’(원제 ‘Be Cool’)에 대한 관심은 대단했다. 영화 비평사이트 ‘로튼토마토닷컴’을 통해 살펴 보니, 그런데 반응은 좀 시원치 않다. "존 트라볼타와 우마 서먼이 춤 추는 장면을 제외하고는 의자에 앉아 있기도 힘들다" "‘쥬라기 공원 2’에 맞먹는 억지 2편의 전형적인 예다" "원작을 안일하게 영화화한, 물 섞은 칵테일처럼 밋밋하다" 등이다. 가장 혹독한 평은 ‘시카고 선타임스’의 것으로 "한 인물 뒤에 또 다른 인물, 한 씬 다음에 다른 씬, 멋진 대화 다음에 또 하나가 나열식으로 등장한다. 끊임 없이 다른 담당자를 찾아 가라고 말하는 관료와 같은 영화다"라고 썼다.
"제작자에게 등 떠밀려 어쩔 수 없이 만드는 게 속편"이라는 영화 속 존 트라볼타의 대사가 바로 이 영화 ‘쿨!’에 해당되는 말이라면, 무척이나 잔인하다. 하지만 너무 낙담할 필요는 없다. 1편보다 독창성과 새로움은 떨어질 지 몰라도 ‘쿨!’ 역시 볼거리가 꽤 쏠쏠하다. 갱 출신인 칠리 팔머(존 트라볼타)가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로 성공하는 과정을 그린 전편에 이어 ‘쿨!’은 영화제작에 신물을 느낀 칠리가 음반 제작자로 변신하는 이야기다. 칠리는 친구인 음반 제작자 토미(제임스 우즈)가 눈 앞에서 총을 맞고 숨지자 그의 아내인 이디(우마 서먼)와 함께 무명 가수 린다 문(크리스티나 밀리언)을 발굴, 스타로 키워낸다.
자기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자에게 "Be cool"(진정해)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대담한, 다소 현실감 떨어지는 칠리나 이제 눈 밑 주름이 자글 자글한 삼십대 중반의 우마 서먼에게는 사실 큰 기대를 않는 것이 좋다. 대신 잔재미에 파고들기를 추천하고 싶다.
린다 문의 악덕 매니저로 등장하는 빈스 본과 빈스의 보디가드역인 더 락의 명 콤비연기가 오히려 이 영화가 주는 최고의 재미다. 어이 없는 전속 계약에 얽매여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신인 가수나 성공을 위해서는 영혼이라도 팔 것처럼 달려 드는 배우 지망생의 모습에서 "우리랑 다를 게 없군"이라며 고개를 끄덕여 보는 것도 좋다.
‘에어로 스미스’의 스티븐 타일러, ‘아웃캐스트’의 안드레 벤자민 등 단역으로 출연하는 스타들을 찾아내는 재미도 물론 빠뜨릴 수 없다.
뮤직비디오 감독 출신으로 ‘이탈리안잡’을 연출했던 F. 게리 그레이가 감독을 맡았다. 원작은 미국 대중소설의 총아 엘모어 레너드의 작품이다. 8일 개봉. 15세.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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