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6일 문희상 의장을 비롯한 열린우리당 신임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 2시간 동안 만찬을 함께 했다. 노 대통령은 최근 당 안팎 상황에서 여유를 찾은 듯 웃음과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독도문제 및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등 최근 외교현안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었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의장 경선과정에 대해 "과거 당내 경선에서는 너도 나도 대통령의 권력을 깎겠다고 해야 득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당의 과두체제를 비판하기도 했는데 이번엔 그런 모습이 없었다"며 "대통령이 당을 좌지우지하는 권력을 놓아버렸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를 "무소유의 행복"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 국회의 대통령 탄핵안 가결을 회고하면서 "나는 열린우리당을 창당하면 개헌선과 탄핵선을 (야당에) 넘겨주는 것을 상상도 하지 못했다"며 "탄핵이 나오길래 ‘내가 상상력이 부족하구나’라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눈꺼풀 수술도 화제에 올랐다. 염동연 상임중앙위원이 "저는 대통령을 보면 눈만 보인다"고 운을 떼자 노 대통령은 "아직도 거북한데, 이제 손수건을 갖고 눈물 닦는 일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정세균 원내대표가 농담조로 "미용 목적으로 하신 것은 아닌가요"라고 묻자 노 대통령은 웃으며 "두 가지 다지요"라고 대답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인상이 부드러워졌다고 하는데, 2003년 포위된 분위기 속에 청와대에 들어왔는데 2004년과 2005년 지금 상황에선 부드러워져야지요, 적어도 몰리지는 않으니까요"라며 ‘부드러운 정치’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문 의장에 대해 "정치인은 어휘 구사 능력이 중요한데 국민들 가슴 속에 와 닿게 ‘해장국 정치’를 한다고 말 하니 듣기 좋았다"고 덕담을 했다.
노 대통령은 아울러 "국무위원 인사 청문회는 대통령의 권한행사를 제약하는 게 아니다"며 "일부에서는 행정 공백을 우려하지만 정부가 준비를 잘 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의장이 산불 피해가 큰 강원 양양 지역 등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달라고 건의하자 노 대통령은 이해찬 총리에게 적극 검토를 지시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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