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수도권 일대 고가 아파트 분양에 수천명의 청약자가 몰리고, 지방 요지의 미분양 아파트들이 빠르게 소진되는 등 아파트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분양 성패의 바로미터가 되는 당첨자 계약률이 지난해보다 2배 정도 높아지는 등 아파트 분양시장이 오랜만에 훈풍을 맞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 31일 청약을 실시한 용산 파크타워는 고분양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325가구 모집에 3,997명이 몰려 무려 12.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로 마감됐다. 특히 무주택자를 우선 대상으로 해 1가구를 모집한 30평형에는 무려 874명이 몰려 지난해 ‘시티파크’에 준하는 청약 열기를 보였다.
지난달 초 인천 동시분양에 나온 논현지구의 ‘한화 꿈에그린’은 지난 주 982가구의 계약이 모두 완료됐다. 인천 용현·학익지구 ‘풍림아이원’(2,090가구)과 부평 삼산지구 ‘엠코타운’(708가구)도 90%에 달하는 계약률을 보이고 있다.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 3차 동시분양에서 나온 ‘두산위브’와 ‘서해 그랑블’은 계약 첫 주만에 100% 계약을 달성했다. 또 대우건설이 안산 고잔 택지지구에서 지난달 초 선보인 ‘안산 고잔 푸르지오’도 당첨자 계약 1주일 만에 총 705가구 중 저층 3가구를 제외한 나머지 가구의 계약이 완료돼 98%의 계약률을 보이고 있다.
극도로 저조했던 지방 광역시의 분양시장도 달라져 지난달 초 분양에 나선 광주 풍암동 ‘SK뷰’와 부산 북구 화명동 ‘롯데캐슬 멤버스’는 계약률이 80%를 넘어 일부 저층에만 미분양분이 남아 있다.
쌓여있던 수도권의 미분양 물량도 빠르게 소진돼 대우건설이 지난해 11월 경기 화성시에서 분양한 ‘신동탄 푸르지오’는 초기 10%대에 머물던 계약률이 현재는 90%를 넘어섰다. SK건설이 12월초 강서구 화곡동에서 내놓은 ‘우장산 SK뷰’도 초반 계약률은 10% 안팎에 그쳤지만 지난 주 분양을 완료했다.
이는 초기 계약률이 50%만 되도 ‘성공작’이라던 지난해와는 확연히 달라진 양상이다. 특히 신도시나 유망 택지지구 등 입지여건이 좋은 곳에 공급되는 단지에는 청약자들이 몰리면서 100%에 육박하는 계약률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집값 바닥론’에 대한 논쟁이 재연되고 있다.
‘저점 통과’를 주장하는 내집마련정보사의 김영진 사장은 "경기 회복 분위기에 힘입어 실수요자 위주로 수요가 늘고 있다"며 "분양시장을 비롯한 주택 경기가 지난해 말에 바닥을 쳤고 올해 초부터 정상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김 사장은 "올해 11월 판교 신도시 일괄 분양을 전후해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은 만큼 그 이전에 미분양 등을 노려보는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반면 ‘신중론’쪽인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박사는 "지금의 현상은 지난해 말부터 나타난 분양시장 양극화에 따른 현상"이라며 "입지 조건이 좋은 단지들에 한한 것일 뿐 아니라 시장이 실수요자들로 재편돼 과거 2~3년 전과 같은 과열 양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도 "입주 물량이 다시 증가하는 하반기에는 전반적으로 시장이 약세를 보여 지난해와 비슷한 상황이 재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송영웅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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