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금융전문 월간지 파이낸스 아시아(FA) 인터넷판이 우리나라 금융계의 음주 및 접대문화 등을 풍자하는 내용의 만우절 가상 기사를 내보내 논란을 빚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FA는 지난달 31일자 ‘한국 은행원들 금지령에 직면하다(Seoul bankers face ban)’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금융감독 당국이 은행원들의 폭탄주를 금지하는 규제안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FA는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은행원들의 68%가 오전 8시부터 11시까지 숙취 상태이며 이 때문에 오전의 생산성이 오후의 82%밖에 되지 않는다"고 소개한 뒤 "앞으로 은행원과 (접대를 받는)고객들은 하룻밤에 10유닛(unit·1유닛은 에탄올 10㎖) 이상 술을 마시지 못하며 폭탄주는 금지된다"고 보도했다. FA는 "폭탄주는 4잔만 마셔도 새벽 3시가 넘기 마련이며 자기 이름도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게 된다"는 금융당국 관계자의 설명도 전했다.
FA는 금융당국이 주요 금융기관 근처에 음주측정기를 설치해 10유닛 이상 술을 마신 은행원에게 3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으며, 45유닛 이상을 마시면 ‘종신(終身) 골프금지령’을 내릴 방침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FA는 기사 말미에 "이 규제안은 4월 1일부터 적용된다"라고 명시해 만우절 가상 기사임을 밝혔다. 이에 대해 국내 모 시중은행 관계자는 "서구에서는 일반화한 농담성 기사지만, 우리나라의 접대 문화를 꼬집는 내용이라 기분이 좋지 않다"며 "은근히 외국인 이사수 제한, 5% 룰 강화 등 최근의 외국인 투자제한 조치를 비꼬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고 말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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