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은 8일 치러지는 ‘세기의 장례식’에 앞서 요한 바오로 2세의 시신을 성 베드로 성당으로 운구, 5일부터 일반인 참배를 시작했다. 성당 안팎에는 시신을 알현하고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려는 신자들과 순례객들이 몰려들어 장사진을 이뤘다. 교황을 알현하기 위해 줄서는 데만 8시간 이상 걸렸다. 교황청은 이날 참배객이 100만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남부 페스카라 출신의 일라리아 디 마르찌오(45·여)는 "교황의 알현은 일생일대의 감동"이라며 "그는 위대한 교황 중의 교황이었다"고 흐느꼈다.
교황청은 추기경단 특별회의를 속개해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 일정을 논의했으나 시작 날짜를 확정하지 못했다고 호아킨 나발로 발스 대변인은 말했다. 나발로 발스 대변인은 또 요한 바오로 2세가 추기경단에 남긴 문서가 있으나 이를 아직 개봉하지 않았으며 교황이 어디에 묻힐 지도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다고도 밝혔다. 교황청은 콘클라베에서 교황이 결정되면 흰 연기를 피워올리는 전통적인 방법 이외에도 종을 쳐서 알리기로 했다.
교황에게는 ‘대교황(Pope the Great)’이란 가톨릭 교회 최고의 존칭이 부여될 전망이다. 안젤로 소다노 교황청 국무장관은 성 베드로 광장에서 집전한 추모미사에서 "‘대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성자(Saint)들의 평온 속에 잠들었다"며 처음 ‘대교황’이라고 호칭했다. 로마 가톨릭 역사상 ‘대교황’이란 존칭을 받은 교황은 레오 1세(440~460)와 그레고리우스 1세(540~604) 등 2명 뿐이다.
이탈리아 당국은 장례식 기간 각국 지도자들을 포함해 200여만 명의 순례객들이 로마로 몰려들 것으로 보고 테러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보안책 마련에 들어갔다. 장례식에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을 비롯,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와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총리,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등 세계 각국 정상들과 정치·종교 지도자 2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홍콩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포스트는 "교황청이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외교 관계를 재개할 것"이라고 홍콩 가톨릭교회 수장인 조지프 전 주교를 인용, 이날 보도했다. 교황청은 유럽 국가 중 대만과 외교관계를 갖고 있는 유일한 국가이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바티칸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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