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9시15분께 강원 고성군 동부전선 비무장지대(DMZ) 고황봉 서쪽 2㎞ 지점에서 재발한 산불은 남방한계선 철책을 지나 5일 오후 남방한계선 앞 3㎞까지 남하, 20㏊의 산림과 농지를 태웠다. 강풍으로 산불이 확산됨에 따라 최북단 마을인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 주민과 남북철도, 도로공사장 인부 등 360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고 한때 남측 CIQ(출입국관리소)관계자들이 철수를 검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군장병 670명과 경찰관 105명 공무원 200명 등 1,200여명의 인력과 진화차 1대, 소방차 5대, 헬기 16대, 군 제독차 2대 등 각종 장비들이 진화에 동원돼 이날 오후께 대부분의 지역에서 불길이 잡혔다.
고성 산불은 지난달 29일 오전 8시20분께 동부전선 통일전망대 서북쪽 북한지역에서 처음 발생, 한때 북한군이 DMZ내에서 화기의 시야확보를 위해 수목과 잡초를 제거하는 이른바 ‘사계청소(射界淸掃)’를 하는 과정에서 발화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군은 주로 늦가을 또는 초겨울에 사계청소를 실시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봄철에 목격된 적이 있다"며 "이번 산불이 북쪽에서 넘어온 불씨 때문이라면 고의적으로 방화했기보다는 우발적 상황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국방부는 "이는 사실무근으로 지금까지 고성산불의 원인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없다"고 부인, 고성 산불의 정확한 원인을 놓고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최초로 발생한 불은 2일 밤 내린 비로 자연진화 되는 듯 했으나 4일 오전 강한 바람을 타고 불씨가 다시 살아나면서 남쪽으로 번졌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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