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프로농구 ‘지존’을 가릴 2004~05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7전4선승제)이 막을 올린다. 지난 시즌 7차전(KCC 우승)까지 가는 혈전을 펼쳤던 원주 TG삼보와 전주 KCC가 외나무 다리에서 다시 만났다. TG삼보는 ‘더 이상 지난 시즌의 실수는 없다’며 분전을 다짐했고 KCC도 ‘어게인 2003~04시즌’을 외치며 승리를 자신하고 있어 올해에도 최종전에서나 챔피언 반지의 주인이 가려질 전망이다. 정규리그에선 TG삼보가 5승1패로 앞섰다.
‘코트 사령관’은 내가 최고 현역 최고 포인트가드로 꼽히는 이상민(KCC)과 신기성(TG삼보)의 자존심 대결이 최고의 빅카드다. 기량을 놓고 보면 백중세다. 노련미나 칼날 같은 패스는 이상민이 앞서지만 스피드와 외곽슛에서는 신기성이 우위다.
이상민의 경력에서는 노련미가 뚝뚝 묻어난다. 올 시즌 3억2,000만원으로 연봉랭킹 3위에 오른 그는 97~99시즌(당시 현대) 2년 연속 정규리그 MVP(최우수선수)에 올랐고 지난 시즌에는 TG삼보를 격침시키며 생애 첫 챔피언 결정전 MVP를 차지하며 전성기를 보냈다. 올 시즌 초반 부상으로 슬럼프에 빠졌던 이상민은 안양 SBS와의 4강 플레이오프에서 상대의 허를 찌르는 패스를 선보이며 ‘노장 투혼’을 불사르고 있다.
지난 챔프전에서 ‘농구9단’ 허재와 호흡을 맞췄던 신기성은 올 시즌부터 풀타임 포인트 가드로 뛰면서 데뷔 6년만에 전성기를 맞고 있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어시스트 4위(평균 7.09개), 3점슛 성공률 1위(47%)로 팀을 2년 연속 정규리그 1위에 올려놓았고 그 덕에 MVP까지 거머쥐며 사기가 올라있다. 하지만 이상민에게 표명일이라는 뛰어난 백업 요원이 있는 반면 신기성에겐 그를 받쳐줄 벤치 멤버가 없다는 점이 신기성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높이 對 조직력 TG삼보의 김주성-왓킨스-스토리 ‘트리플 타워’는 막강하다. 정규리그 동안 위력을 과시했던 김주성-왓킨스의 ‘쌍돛대’에 아비 스토리의 가세는 높이에 스피드와 탄력을 추가하며 수비농구를 자랑해온 TG삼보의 공격력을 배가 시켰다. 이들의 제공권 장악은 팀의 신무기인 속공으로 이어졌고 TG삼보는 4강 플레이오프에서 평균 100득점(정규리그 81.0점)을 올리는 공격농구를 과시했다.
KCC의 조직력은 그 어느 팀도 따라 잡기 힘들다. 제로드 워드를 제외한 주전 4명 모두 지난 챔프전에서 호흡을 맞췄다. 서로 눈빛만 봐도 의중을 알 수 있을 정도다. 이러한 조직력은 4강 플레이오프전에서 1패 뒤 3연승을 이끌어 내며 다시 한번 위력을 보여줬다. 4강전 2, 3차전에서 ‘화려한 백조’로 변신한 워드의 활약 여부도 관심거리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 감독 출사표
◆ 전창진 원주 TG삼보 감독= KCC가 챔피언 결정전에 올라올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지만 다시 만나게 됐다. 지난해 빚을 꼭 갚겠다. 지난 시즌에 비하면 상대는 달라진 것이 별 로 없다. 우리는 높이가 더 나아졌고 전체적으로 파워도 좋아졌다. 좋은 결과를 낼 것으로 믿는다. 상대에 대해 특별히 우려하는 점은 없다. 있다면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 많다는 점이다.
◆ 신선우 전주 KCC 감독= 챔프전에 올라온 만큼 양보할 생각은 전혀 없다. 지난해 만나본 상대이기 때문에 다른 상대보다 오히려 더 편할 수 있다. 하지만 챔프전에 진출한 이상 누구나 만만치는 않을 것이다. TG삼보는 높이와 스피드, 공수 양면에서 모두 안정된 강한 팀이다. 우리가 골밑이 약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수비의 다양한 변화를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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