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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통신주, 날개가 안보인다

입력
2005.04.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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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배당금 기대로 크게 올랐던 대형 통신주 주가가 올 들어 연일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 유·무선 통신 대표주인 KT와 SK텔레콤의 주가는 더욱 큰 폭의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통신 업종이 유·무선을 불문하고 모두 성장 정체의 늪에 빠진 데다, 정부 규제와 신규사업 불확실성 등이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4일 SK텔레콤 주가는 16만8,000원을 기록, 지난해 8월 12일 이후 7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올들어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를 돌파하며 상승세를 보인 것과는 달리, 1월 3일 20만원을 넘었던 주가가 하락을 거듭해 16만원대로 떨어진 것이다. KT 주가도 3만8,700원으로 지난해 11월 16일 이후 최저가를 기록했다. KT는 지난해 말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 올해 초 4만3,000원대까지 올랐다가 4만원대를 지키며 서서히 떨어졌으나 지난달 말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규모 과징금 부과설이 나오자 급락했다.

하나로통신도 3월 들어 주가가 급락, 지난해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데이콤은 구조조정 모멘텀으로 주가가 유일하게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KTF는 3개월 연속 점유율 증가에 따라 이달 초 주가가 상승 반전했다.

대형 통신사들의 주가가 급락한 근본적인 이유는 고속성장세가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동양종금증권 최남곤 연구원은 "최근 3개월간 통신주는 종합지수 대비 13.3%의 낮은 수익률을 보이는 등 주가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1999년 이후 한국 통신산업의 성장을 이끌어왔던 이동전화와 초고속인터넷 산업의 보급률이 각각 77.9%, 77.5%에 달하면서 가입자 확보를 통한 성장 전략의 수정이 요구되는 시점에 도달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SK텔레콤의 경우 번호이동성제도 시행으로 우수 고객의 이탈이 지속되는 반면, 평균 사용요금이 적은 고객들이 유입되면서 가입자당 매출액이 떨어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어 가입자 ‘수’는 물론 ‘질’도 악화하고 있다.

최 연구원은 통신업체들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새로운 서비스의 수익성이 불투명해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올해부터 통신사업자들의 비주력 사업 진출이 가시화하면서 오히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져 투자자들의 소극적 자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사업성이 어느 정도 확인되는 시점까지는 시장보다 낮은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T와 하나로통신 등 유선사업자들의 경우 공정위의 사상 최대규모 과징금 부과가 주가 약세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인다. 삼성증권 김도현 연구원은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 결정은 향후 통신업 주가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며 "통신업체 입장에서는 정보통신부 외에 새로운 감시자가 등장한 형국이며, 앞으로 두 기관 사이에 의견 조율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통신업계의 규제 리스크가 다시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증권도 "언론에 보도된 1,000억원대의 과징금 규모는 기업 이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면서 "규모가 확정되면 각 회사의 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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