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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公 ‘러 유전개발’ 커지는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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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公 ‘러 유전개발’ 커지는 의혹

입력
2005.04.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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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공사가 러시아 유전개발을 위해 설립한 자회사 코리아크루드오일(KCO)의 사장인 전대월씨와 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을 둘러싼 의혹이 커지고 있다.

전씨는 4일 "지난해 6월께 이 의원의 정책자문위원인 자원전문가 허문석씨를 이 의원의 소개로 알게 됐다"며 "허씨가 사업 얘기를 듣더니 자신이 돈을 끌어오겠다고 해 사업을 함께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씨와 허씨, 쿡에너지 대표인 권광진씨 등 3명은 KCO 주주로 함께 참여했다. 이에 따라 철도공사의 무리한 유전개발 사업 추진 과정에서 이 의원 측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의원 측은 그러나 "전씨는 (이 의원과) 평창 동향이라 (지난해) 선거 때 인사한 정도"라며 "전씨가 찾아와서 석유 얘기를 하길래 허씨가 마두라 유전개발도 하신 분이고 해서 전화번호를 알려줬을 뿐"이라고 밝혔다. 단순히 전문가 한명을 소개해줬을 뿐, 그 이후로는 어떤 사업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전씨가 사업 과정에서 실제와는 무관하게 이 의원과의 친분을 내세웠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의원 측은 "항간에 전씨가 우리를 팔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 확인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전씨는 그러나 "철도공사와의 투자 협의를 맡은 사람은 허씨"라며 "따라서 돈을 끌어올 필요가 없었던 나는 이 의원의 이름을 팔 이유도, 판 적도 없었다"고 말했다.

송영웅기자 herosong@hk.co.kr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 거론 인물들 관계는/ 허씨, 李의원에 에너지관련 자문

철도공사의 러시아 유전개발 의혹과 관련해 거론되는 인물들은 서로 어떤 관계를 맺고 있을까.

지금까지 거론되는 인물은 유전사업 추진 주체인 한국크루드오일(KCO)의 민간인 주주들과 철도청 산하기관인 철도재단 관련자들, 그리고 이들이 접촉한 정치권 인사 등 3부류로 나눌 수 있다. 이들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사이일지라도 주변 인사를 매개로 일정한 연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러시아 유전사업을 처음 추진한 사람은 쿡에너지 권광진(53) 대표이다. 그는 러시아 원유관련 무역업을 하다 사할린 유전에 관심을 갖고 유전개발권을 인수하기로 하고 투자자를 구했으며, 이 과정에서 2004년 6월 전대월(43) 하이앤드그룹 대표를 알게 됐다.

일설에는 이때 전씨를 연결시킨 인물이 자원문제 전문가인 허문석(71)씨라는 이야기도 있다.

전씨는 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과 연결된다. 전씨는 동향의 이 의원과 선거과정 및 그 이후에 몇차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씨도 "이 의원을 잘 알고 있다는 전씨의 말을 여러 차례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씨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이 의원이 나와 동향이고 서로 아는 관계여서 공연히 피해를 보고 있다"며 연계설을 적극 부인하기도 했다.

권씨와 전씨를 매개한 인물로 추정되는 허씨는 KCO의 지분을 가진 주요 주주로 이 의원에게 에너지 관련 정책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철도공사에 대해서는 해외투자사업과 관련해 많은 자문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전씨와 철도공사의 다리를 놓은 사람이 허씨일 수도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특히 허씨를 이 의원에게 소개한 사람은 이기명 전 노무현 후보 후원회장이라는 보도가 나와 사실 여부가 주목된다.

이 의원은 이들과의 관계에 대해 "허씨는 에너지 전문가 회의에서 2차례, 전씨는 선거 때 인사를 나눈 정도이고 권씨는 모른다"며 "이번 사건은 나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철도청의 철도재단 설립과 KCO투자 과정에 관련된 인물은 당시 철도청장이던 김세호 건설교통부 차관과 당시 철도청 차장이던 신광순 철도공사 사장, 왕영용 사업개발본부장 등이다. 이들은 업무추진과정에서 보고와 결재를 주고 받는 상하관계였다.

신 사장은 철도청이 부대수익사업을 위해 설립한 철도재단의 당연직 이사장으로 재단의 투자사업을 총괄하는 자리였고 왕 본부장은 철도재단 설립과 투자과정에서 실무를 총괄했다.

당시 이들의 사업추진과정에서 최종 결재권자는 김 차관이었다. 이에 대해 김 차관은 "KCO가 러시아와 계약 당시(지난해 9월3일)에는 건교부 차관으로 재직하고 있어 이번 사건과는 무관하다"고 밝히고 있다.

허택회기자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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