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이동통신기술 표준을 선점하기 위한 국내 정보통신 업체들의 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연세대학교 공과대학과 4세대 이동통신 핵심 기술을 공동 개발키로 하고, 지난달 31일 산학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대학의 기초 연구인력을 활용해 4세대 핵심 기술을 조기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연세대는 앞으로 2년간 교수급 전문인력 10여명과 석·박사급 연구인력 50여명을 지원한다. LG전자는 또 미국 스탠포드대학에도 4세대 연구인력을 보내 연수를 받도록 했다.
LG전자가 산학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해가며 4세대 기술에 집중하고 있는 까닭은 삼성전자의 표준 선점 시도와 무관치 않다. 삼성전자는 2003년부터 4세대 기술 개발을 위한 기초 연구를 시작했고, 전세계 이통기술 전문가와 관련 업체를 대상으로 ‘4세대(4G) 포럼’을 구성해 기술 리더십 확산에 힘쓰고 있다. 4세대부터는 반드시 원천 기술을 확보해 노키아·모토로라 뿐만 아니라 퀄컴까지도 뛰어넘겠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목표다. 삼성전자는 현재 165명의 4세대 기술 개발 인력을 확보했으며 올해 4,2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LG전자로서는 추격의 고삐를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LG전자는 2월 서울 가산동에 이동통신 통합단말연구소를 개소하고 올해 내로 100여명의 4세대 연구 인력을 추가 확보키로 하는 등 관련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업체들끼리의 기술 표준 선점 경쟁은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세계적인 표준 기술 개발을 놓고 서로 독자적 행보를 펼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 4세대 기술 개발은 유럽의 ‘WWRF’와 일본의 ‘슈퍼3G’ 등으로 나뉘는 등 블록화 현상을 보이고 있어, 국내 업체들이 각각의 깃발을 들고 나설 경우 힘이 분산된다는 것이다. 국내 업체들이 지나치게 집안 싸움에 몰두할 경우 기술과 돈의 낭비는 물론, 자칫 해외 경쟁업체들만 어부지리를 취할 수 있다는 우려다.
업계 관계자는 "선·후발 기업간의 기술 경쟁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10여년 이상 미국에 종속된 국내 이통 기술이 차세대 세계 표준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도록 서로 협력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4세대 移通은
2010년께 상용화하는 차세대 이동통신기술로, 좁은 주파수 대역에서도 대용량의 멀티미디어 정보를 손쉽게 교환할 수 있는 최첨단 무선통신이론에 기반하고 있다. 현재의 3세대 이통기술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50배 이상 빨라 유선과 무선, 통신과 방송 간의 벽을 무너뜨릴 것으로 기대된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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