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수출호황으로 12월 결산 상장사의 2004년 실적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수출과 내수간, 글로벌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간 양극화가 계속 커지고 있고, 연간 실적의 호조와 달리 4·4분기에는 실적 개선속도도 크게 둔화했다.
3일 증권선물거래소와 상장사 협의회가 12월 결산 상장사 531개사(금융사 10개 포함)의 지난해 실적을 집계한 결과, 당기순이익은 49조5,239억원으로 2003년보다 101.22% 급증했다. 매출액은 608조4,104억원으로 17.05%, 영업이익은 58조894억원으로 45.07% 증가했다.
이중 521개 제조업체의 매출액은 17.10%, 영업이익은 30.79%, 당기순이익은 71.34% 늘었다.
제조업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 영업이익률(영업이익/매출액)은 2003년의 8.68%보다 높은 9.69%를 기록했다. 1,000원어치 상품을 팔아 96.9원을 남겼다는 의미다. 수출 등을 통해 벌어들인 돈을 부채상환에 쓰면서 제조업 부채비율은 91.26%로 지난해에 비해 12.65%포인트나 감소하며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
삼성을 비롯한 10대그룹 상장사의 매출액과 순이익은 각각 288조3,483억원과 26조8,171억원으로 전년 대비 19.21%와 56.02% 증가했다. 전체 상장사 실적에서 10대 그룹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출 47.4%, 순이익 54.1%였다.
외형 성장에도 불구,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했다. 국제 유가상승과 반도체·휴대전화의 수출확대로 화학업종과 전기·전자업종의 순이익이 무려 152.36%, 132.23%나 각각 증가했다. 반면 섬유·의복업종의 순익은 78.11% 급감했고 유통업(-38.87%), 음식료품(-11.57%) 등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또 조사대상 기업들의 지난해 3·4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56.75%나 급증했으나, 연간 증가율은 45.07%로 떨어져 지난해 4분기 이후 상장사 실적이 크게 둔화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768개 12월 결산 코스닥기업들의 영업실적을 별도로 분석한 결과 매출액은 56조4,278억원으로 2003년보다 19.05%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29.19% 늘어난 2조3,979억원을 기록했다. 경상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조4,415억원과 1조6,667억원으로 103.87%와 134.14% 늘어났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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