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소설가 최성각 선배와 감자농사 얘기를 했다. 선배는 ‘풀꽃평화연구소’에서 환경 활동을 하고 있다. 그 바닥에 대충 이름만 내건 명망가 활동이 아니라 십수 년 전 중계동 쓰레기 소각장에서부터 새만금에 이르기까지, 문제의 현장에서 가장 치열하게 싸우고 또 가장 치열하게 연구하며 그것을 실천해온 현장 중심의 환경 활동가이다. 강원 춘천에 연구소 지소를 마련했는데, 텃밭에 감자 두 고랑을 심었다고 한다.
그래서 나온 감자농사 얘기가 감자전 얘기로 바뀌었다. 빈대떡이나 파전은 한 장 두 장 이렇게 세지만, 감자전은 한 소댕 두 소댕 이렇게 센다. 예전에 감자전을 지질 때 솥뚜껑을 뒤집어 놓고 지졌기 때문이다. 어릴 때 감자전의 첫 소댕은 그걸 먹으면 말이 많아진다고 해서 여자나 아이들에게 주지 않고 남자 어른에게 주었다. 첫 소댕이 귀하고 좋아서가 아니라 무쇠솥 뚜껑에 붙어 있던 이물질이 첫 소댕에 묻어나올지 몰라 버리기도 아깝고 하니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첫 소댕은 다른 소댕보다 작게 부쳤다.
이제 겨우 감자를 놓고 나서 그걸 먹는 얘기부터 했다. 올 여름에 감자전 모임 한번 하자고 했다. 이러면 금방 여름이 온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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