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사회의 소금입니다. 정도(正道)를 벗어나 사도(邪道)를 넘나들거나, 이곳 저곳 눈치를 살핀다면 소금이 아니라 ‘공공의 적’으로 전락할 겁니다."
2일 2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송광수 전 검찰총장이 퇴임사에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동안 대선자금 수사, 검찰 개혁 등을 둘러싼 내·외부적 갈등에 맞서 강한 언사로 입장 표현을 주저하지 않았던 그는 마지막까지 ‘스스로 채찍질하고 외압에 굴하지 않는 검찰상’을 역설했다.
송 전 총장은 이날 ‘소금론’으로 말문을 열었다. "짠맛을 잃은 소금은 내버려져 짓밟힐 따름"이라며 소금으로서의 존재 이유에 충실한 검찰이 될 것을 강조했다. 그는 ‘중립과 독립을 지키는 검찰’을 만들고자 했던 취임 당시의 다짐이 대선자금 수사 등을 통해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하면서 "정치적 중립과 수사 독립에는 무엇보다 검찰 자신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다시 한번 후배들을 다그쳤다. "법무부 장관과 후임 총장도 정당한 일을 한 사람이 인사상 불이익을 받지 않게 노력할 것"이라며 "한때의 적막을 겪을지언정 (외압과 유혹에 굴해) 만고에 처량한 이름이 되지 말라"고도 주문했다.
여권이 추진 중인 공직부패수사처(공수처) 설립과 경찰 수사권 독립 문제에 대해서도 그는 거듭 반대입장을 표하며 후배들을 독려했다. 공수처와 관련, "수사기관이 모자라 부패가 근절되지 않았겠느냐"면서 "검찰의 의지와 노력이 부족하다면 더 질책하되 새 수사기구 설립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기득권에 안주하려 한다고 (검찰을) 비난하지 말라"고 정치권에 맞섰다.
수사권 독립 움직임에 대해서도 그는 "검찰이 ‘직역(職域) 이기주의’에 치우쳐 기존의 지위와 권한을 고집해서는 안 되겠지만, 인권보호와 수사권 남용을 막기 위해 헌법과 법률에 따라 부여된 지휘체계의 근간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고 못박았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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