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겨울잠에서 깨어난 2005 프로야구가 2일 싱그러운 봄 햇살 속에 7개월 대장정의 막을 올린다.
팀 당 126경기를 소화할 이번 시즌의 개막전은 서울 잠실(두산-LG), 대구(삼성-롯데), 광주(기아-한화), 수원(현대-SK)에서 열린다. ‘개막 행사의 꽃’인 시구자로는 이해찬 총리(수원), 탤런트 이미연(잠실), 프로농구 대구 오리온스의 김승현(대구), 개그맨 이휘재 정준하(광주)가 나선다.
구단들의 개막전 행사도 풍성하다. 잠실에서는 두산 투수 출신 방송인 강병규가 개막 사회를 맡고, 가수 김창완이 애국가를 부른다. 대구에서는 ‘김샘’으로 유명한 개그맨 김홍식이 애국가를 열창한다. 개막 식전행사로 연예인 야구단들의 친선경기도 펼쳐진다. 수원에서는 탤런트 박상원과 가수 이문세가 주축이 된 ‘조마조마’팀이 현대 팬클럽팀과 친선경기를 벌인다. 광주에서는 개그맨 정준하 이휘재가 이끄는 ‘한’팀과 기아 코칭스태프가 유쾌한 한판 승부를 한다. 또한 각 구장마다 치어 리더들의 화려한 춤, 인기 가수들의 공연이 마련돼 있고, 독도여행상품권, 프로젝션 TV등 푸짐한 경품도 나눠준다.
1982년 프로야구 원년 개막전 당시 MBC청룡 이종도의 연장 10회 짜릿한 역전만루홈런을 시작으로 쏟아져 나온 진기록도 또 다른 볼거리. 역대 최고 ‘개막전의 사나이’는 두산(구 OB) 투수 장호연. 83년 신인 최초로 완봉승을 거둔 장호연은 88년에는 선발로 나와 노히트 노런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올 개막전에는 어떤 스타가 뜨고, 얼마나 다양한 기록들이 나올지 지켜볼 일이다.
개막전 진기록만큼 야구 팬들이 기다려온 것이 있다. 바로 녹색의 다이아몬드에서 펼쳐질 각본 없는 드라마다. 올 프로야구 판도는 삼성 기아 현대가 3강을 형성하고, 나머지 5개 팀이 치열한 중위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시즌 막판까지 순위 경쟁이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굴 경우 관중도 크게 증가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세운 관중목표 300만 명이 무난히 달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일환기자 kevin@hk.co.kr
■ 올시즌 감동의 기록/장종훈 2,000경기 출장 눈앞에
‘기록제조기’ 장종훈(37)의 2,000경기 출장, ‘영원한 회장님’ 송진우(39·이상 한화)의 꿈의 200승…
올 시즌 그라운드를 적실 감동의 순간들이다.
프로 19년차 장종훈이 밟는 곳은 어디든 신천지다. 1,800안타(현재 1,770개), 350홈런(339개) 1,000사사구(997개) 등 전인미답의 땅을 향한 장종훈의 행군에는 지친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성실함과 정신력으로 완성하게 될 2,000경기 출장의 금자탑에 57경기 만을 남겨놓고 있어 벌써부터 팬들을 들뜨게 하고 있다.
프로야구를 지켜 온 또 한 명의 ‘늘 푸른 소나무’ 송진우의 올 시즌 200승 고지도 서서히 가시권에 들어올 전망이다.
물론 국내 최다인 182승으로 올 시즌 18승을 보태야 하는 난코스. 송진우는 2일 5년 연속 개막전 등판을 통해 그 첫 걸음을 힘차게 내디딘다.
‘방망이를 거꾸로 잡아도 3할은 친다’는 양준혁(36·삼성)은 13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 기록에 도전장을 던졌다. 성큼 성큼 장종훈을 쫓고 있는 양준혁은 최다안타(1,718개) 부문에서 먼저 1,800고지를 점령하겠다는 의욕도 보이고 있다.
이밖에 전준호(36·현대)의 15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도 대단한 도전에 속한다.
프로 16년 동안 589경기에 나온 불펜 투수 조웅천(34·SK)은 사상 첫 10년 연속 50경기 출장과 함께 투수 최다 경기 출장(613경기) 기록 경신도 노린다.
김병주기자
■ 달라진 규칙/ 시간제한 무승부제 폐지
올 시즌 심야 경기를 심심치 않게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간 제한 무승부제가 폐지됐기 때문.
지난 시즌 무승부가 양산된 한국시리즈의 문제점을 없애기 위해 올해부터 정규 리그는 12회, 포스트시즌은 15회 승부가 날 때까지 경기를 계속하기로 했다.
팀 당 경기수가 126경기로 줄어들면서 더블헤더 제도가 없어졌다. 순위 결정 방식은 다승제에서 승률제로 되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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