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북한 평양 김일성 경기장에서 북한-이란 월드컵 축구 예선전 이후 관중의 집단 항의사태가 벌어진 것과 관련, 북한 축구협회에 대한 징계가 검토되고 6월 북-일전의 장소 변경론이 제기되는 등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또 북한의 관영매체들은 심판판정을 오심으로 규정하고 이례적으로 항의사태를 집중 보도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호소다 히로유키(細田博之) 관방장관은 31일 기자회견에서 "6월 일본과 북한의 평양 전 때 많은 일본 응원단이 방북할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측이) 이번 사태에 대해 반성함으로써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호소다 장관은 "국제 축구계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사실상 북한 측에 대한 징계를 촉구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홈페이지(www.footballasia.com)는 이날 이란의 브란코 이반코비치 감독의 인터뷰 내용을 상세히 소개하며 "북한이 관중난동으로 인해 AFC로부터 징계를 받을 게 확실하다"고 밝혔다.
이반코비치 감독은 인터뷰에서 "스포츠에서 생명의 위협까지 느낀다면 상당히 실망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아시아지역 B조 최종예선전 경기가 끝난 후, 관람자들은 모두 시리아 주심과 부심의 ‘오심’에 분노하고 강력한 항의를 표명했다"고 보도해 심판진에 불만을 드러냈다. 중앙방송은 "이란 축구팀이 2대 0으로 이긴 것으로 ‘되었다’"면서 TV화면에 관중과 선수의 항의 장면을 여러 차례 내보내기도 했다. 이에 앞서 로이터와 AP 등은 항의사태를 ‘폭동’ ‘소요사태’ 등 자극적인 표현으로 타전했다. 특히 일본 신문들은 사회면 주요 기사로 이를 보도하며 북한 관중의 과격성을 부각시켰다.
산케이스포츠는 오구라 준지(小倉純二) 일본축구협회 부회장의 코멘트를 통해 "AFC가 (북한에) 경고나 벌칙을 줄 가능성이 높다"며 경기장소가 변경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닛칸스포츠도 "6월 일-북전은 무관객 경기로, 혹은 장소를 중립지로 옮겨 진행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
여동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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