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설이 나돌던 ‘메이저리그의 이단아’ 김병현(보스턴 레드삭스)이 결국 콜로라도 로키스로 갔다. 특히 콜로라도 홈구장 쿠어스필드는 ‘투수들의 무덤’으로 악명이 높은 곳으로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테오 엡스타인 보스턴 단장은 31일 김병현을 콜로라도 로키스에 내주는 대신 포수 찰스 존슨과 마이너리그 왼손투수 크리스 나버슨을 데려오는 1대2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김병현은 1999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 입문, 2003년 옮긴 보스턴에서 2시즌을 보낸 뒤 3번째 팀에서 새로운 야구인생을 시작하게 됐다.
전망이 밝지는 않다. 해발 1,650c에 위치한 김병현의 새로운 둥지 쿠어스필드는 메이저리그 투수들이 등판을 꺼릴 만큼 투수에게 절대 불리한 곳. 공기가 희박한 고지대에 위치한 탓에 타구가 타 구장보다 2~3c정도 더 뻗어나가 홈런이 수시로 터진다. 특히 변화구 투수는 거의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공기 저항이 적어 공 회전이 덜 먹기 때문에 공이 밋밋하게 타자 앞을 통과해 얻어맞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99시즌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22승(4패 방어율 2.90)을 거둔 초특급 좌완투수 마이크 햄튼도 콜로라도 이적 후 5, 6점대의 방어율을 기록하며 2002시즌 7승밖에 올리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다양한 구질을 겸비한데다 직구구속이 150㎞에 육박하는 만큼 ‘투수들의 무덤’에서 새로운 기회를 가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김병현의 보직은 불투명하지만 마무리 요원인 대만 출신 친후이차오가 부상중이어서 뒷문을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또 콜로라도는 LA다저스와 같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여서 김병현은 광주일고 1년 후배인 최희섭과 빈번한 투타 맞대결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병현은 보스턴 이적후 2년간 10승6패16세이브를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는 부상으로 2승1패밖에 거두지 못하는 부진을 보였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