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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전시 - 在佛화가 남홍 국내 두번째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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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전시 - 在佛화가 남홍 국내 두번째 개인전

입력
2005.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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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째 프랑스에서 살고 있는 화가 남 홍이 1~10일 조선일보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한다. 2001년 서울 진화랑 초대전 이후 두 번째 개인전으로, ‘덧없는 길’이라는 뜻의 ‘무상로전’(無常路展)이라고 제목을 붙였다.

프랑스에서 그는 ‘불과 재의 시인’으로 통한다. 불에 탄 한지 조각을 콜라주하거나 캔버스를 촛불로 태워 그을리고 아크릴 물감을 칠하는 독특한 기법의 그림을 그려왔다. 어린 시절 정월대보름이면 소지를 올려 소원을 빌던 할머니의 기억에서 생각해낸 방법이라고 한다.

이번 전시작의 한지 콜라주는 불탄 종이 조각들을 돌돌 말아서 캔버스에 붙여놨다. 바탕 칠의 아크릴 물감은 철사 끝으로 긁어서 그 모양이 잘고 거칠게 일어난 나무 껍질처럼 보인다.

캔버스를 군데군데 촛불로 그을린 그림들은 이번에 처음 선보이는 것이다. 타고 남은 성냥개비로 긋거나 문지른 것 같은 자국이 비를 머금은 먹구름처럼 뭉쳐진 채 아크릴 물감으로 그린 경쾌한 흰 구름과 나란히 화폭에 떠있다.

불과 재의 이런 그림들 외에 물감을 뿌리거나 빠른 붓놀림의 선묘로 그린 ‘나비의 해체와 부활’ 시리즈도 내놨다. 이 그림들에서 나비는 몸뚱이가 찢기거나 형태가 흐트러진 모습인데, 작가 자신의 설명으로는 덧없는 육신과 부활의 희망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프랑스의 미술 전문지 ‘위니베르 데자르’(Univers des Arts)는 지난해 2월호 표지로 그의그림을 실었다. 이를 계기로 널리 유럽에 알려지면서 지난해 가을 한 달간 스위스 로잔의 그랑시 화랑에서 프랑스의 유명 화가 자키와 나란히 2인 초대전을 갖기도 했다.

프랑스에서 그는 전시회를 할 때마다 소지를 올리거나 굿에서 보듯 긴 무명 천을 몸으로 갈라 길을 여는 퍼포먼스를 곁들이곤 했는데, 이번에도 1일과 2일 오후 3시 30분 짧게 퍼포먼스를 할 예정이다. (02)724-5114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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