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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참기 어려운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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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참기 어려운 일본

입력
2005.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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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일본이 취하고 있는 태도를 보면 정말 참기 어렵다. 일본이 경제력을 바탕으로 군사대국화와 세력팽창을 추진해온 것은 이미 오래지만, 주변 나라와 영토분쟁화를 기도하며 야스쿠니(靖國) 신사참배로 상징되는 침략전쟁의 정당화와 이를 통하여 주변 국가들의 약을 올리는 것은 참으로 인내하기 힘들다.

독도는 우리 땅이다. 이미 1454년 세종실록에도 울릉도와 독도가 인접한 섬이라고 되어있고, 1693년 안용복(安龍福) 피랍사건때 도쿠가와 막부도 울릉도를 침범한 일본인을 처벌하고 독도와 울릉도를 조선의 땅으로 인정했으며, 1697년 대마도주는 중앙정부의 명을 받아 조선 영토인 울릉도를 침범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후 메이지(明治) 정부때도 이를 그대로 인정했다. 1876년 서양인이 만든 조선해안도(朝鮮海岸圖)를 번역한 조선동해안도(朝鮮東海岸圖)에서도 독도를 조선의 영토로 표기한 후 1905년까지 그대로 표기했다. 조선은 1900년 칙령 제41호로 울릉도와 독도를 행정구역상 강원도에 속하는 것으로 했다. 그런데 일본이 1904년 러일전쟁을 선포하고 독도를 일본에 편입시키는 공작을 진행시켜 1905년 1월 독도를 일본에 편입시킨다는 각의(閣議) 결정으로 멀쩡한 독도를 남몰래 자기들 것이라고 해버렸다.

그해 11월 을사늑약을 강제로 체결하여 조선의 외교권을 박탈한 후 시마네현 지방관리를 시켜 넌지시 조선의 조정에 독도가 일본영토로 되었다는 것을 알게 만들었다. 일본에게 주권을 빼앗겼어도 박제순대감 등 우리 조정은 사실무근의 것으로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패전 후에 이런 일본의 패악질이 통할 리는 만무했다. 승전국은 일본이 탈취한 도서를 반환하는 조치를 취하여 1946년 연합국최고사령관지령 제677호로 일본이 점령한 울릉도와 독도를 일본으로부터 분리시켰고, 1948년 한국정부가 수립되면서 제헌헌법 제3조의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라는 규정에 따라 주권국가의 영토로 되었다.

일본이 아시아평화를 추구한다면 총리나 장관은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해서는 안 된다. 죽은 자를 절에 모시든 신사에 모시든 이는 일본의 문제이지만, 야스쿠니 신사참배가 문제가 되는 것은 2차 대전을 일으킨 1급 전범들을 중간에 끼워넣고 국가지도자들이 그 참배의 의미를 공식화하는데 있다. 이는 공직자가 예의상 단순히 호국영령에 절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의 아시아침략이 정당했다는 것을 주변 나라에 알리고 일본의 차세대에서 각인시키며 이를 바탕으로 또 다시 군사력으로 아시아국가에 지배력을 확장하고자 하는 것이라는데 허용할 수 없는 심각성이 있다. 야스쿠니 신사 옆에 지은 류우슈우관(遊就館)에는 대동아전쟁의 유물과 유품을 전시해놓고 역사를 모르는 신세대에게 대동아전쟁이 신성하고 고귀한 것이었음을 의식화시키고 있다. 이 전시관에는 만주가 아직도 중국이 점령하고 있는 지역으로 나온다. 말하자면 다시 탈환해야 할 땅으로 인식시키는 것이다. 이것은 결국 아시아패권주의의 의도이고 필요하면 다시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그래서 이에 대해 우리가 가만히 있을 수 없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사안에 대해 실행할 수도 없는 말을 하며 국가 원수인 대통령이 나서 원색적인 공격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결국 노대통령은 말한 직후 한발 물러서는 양상을 보이고 일본은 여전히 냉정을 잃지 않고 자기들의 의도를 관철시키는 작업에 변함이 없다. 이미 한수 진 것이고, 상대에게 얕잡아보이게 되었다. 많은 전문가들이 현 상황에 대해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지금이야말로 전문가들은 더욱 연구에 박차를 가하여 국제사회에 진실을 알리고, 지식인과 NGO들은 국제연대를 모색하며 아시아평화주의운동을 세차게 펼칠 때라고 본다.

정종섭 서울대 법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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