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국민당 대표단이 양안 분단 56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을 공식 방문한 것을 두고 대만 내 여론이 극명하게 양분되고 있다.
29일 난징(南京)에 도착한 장빙쿤(江丙坤) 부주석을 단장으로 하는 34명의 대표단은 중국측의 열렬한 환대를 받은 후 국부 쑨원(孫文) 묘소를 참배했다.
대만 연합보 등 대만 언론들도 올 여름 롄잔(連戰) 국민당 주석과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겸 공산당 총서기의 회담을 주선하기 위한 예비협상에 목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1949년 이후 국민당과 공산당간의 역사적인 회담으로 중국 대만간 의사소통의 새 채널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만 독립을 표방하는 민진당 등 여권은 "대만의 존엄성을 팔아 중국에 투항하러 간 것"이라며 국민당을 성토하고 있다.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은 이날 "대만은 민주헌정국가인 만큼 당의 이익이 국가의 이익보다 앞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비난했다. 민진당 라이칭더(賴淸德) 의원은 "국민당의 중국 방문은 반 분열법 제정을 무마시켜 주는 것"이라면서 "국공합작을 통해 대만을 공격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독립 추진 정당인 대만단결연맹 천젠밍(陳建銘) 비서장은 "중국이 반분열국가법과 경제제재 등으로 대만을 압박하는 현 시점에서 장빙쿤의 중국 방문은 시간, 장소, 방법 모두 틀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장룽궁(張榮恭) 국민당 대변인은 "경제교류증진을 위한 방문이며 양안관계 회복이 목적"이라며 맞대응했다.
경제인들은 대체적으로 국민당의 방중에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차이정푸(蔡政富) 선전타이완상인협회 상무위원회 부회장은 "국민당의 중국 방문을 무한한 기쁨으로 생각하며 이런 우호적인 관계가 지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