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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 황제의 이번 ‘오두막 구상’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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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 황제의 이번 ‘오두막 구상’ 뭘까

입력
2005.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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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대의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의 미래는 창업자 빌 게이츠(49)의 은둔휴가에서 결정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 보도했다.

언론인으로는 처음 베일에 가려져 있는 게이츠의 별장을 방문한 로버트 거스 기자는 게이츠가 비밀별장에서 어떤 식으로 휴가를 보내는지 자세히 소개했다. 위치를 공개하지 않는 조건으로 취재를 허가받은 그는 게이츠의 별장이 단지 태평양에 인접한 미 서북부 지방의 한 호숫가에 있는 2층짜리 작은 건물이라고만 밝혔다.

게이츠는 별장에서 1년에 두 차례 ‘생각 주간(Think Week)’이라고 정한 자신만의 휴가를 즐긴다. 이 기간에는 하루 두 번씩 음식을 배달하는 관리인 외 직원은 물론 가족들도 접근이 철저히 통제된다.

그는 여기서 세계 전 지역의 MS 직원들이 IT 업계의 동향 및 진로에 관해 작성한 보고서를 탐독하는데, 이 은둔휴가를 통해 MS의 진로를 뒤바꿔 놓은 결정들이 여럿 내려졌다. 10년 전인 1995년의 ‘생각 주간’ 휴가에서 게이츠는 넷스케이프가 독보적 위치를 점해온 인터넷 브라우저 시장에 MS가 참여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 ‘인터넷의 조류(The internet tidal wave)’라는 보고서를 만들었다. MS의 초소형 태블릿 PC와 보안성을 강화한 소프트웨어, 온라인 비디오 게임에 대한 아이디어도 모두 ‘생각 주간’에서 탄생했다. 게이츠는 1주일 동안 먹고 자는 것 이외의 모든 시간을 MS 직원들이 작성한 보고서를 읽은 뒤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이메일로 지시를 내리는데 할애하고 있다.

게이츠의 ‘생각 주간’은 80년 여름 자신의 할머니의 집을 방문, MS의 사업 전략 자료들을 읽고 생각을 정리하면서 착안됐다.

그의 별장은 세계 최고의 거부인 게이츠의 명성과는 어울리지 않게 매우 소박하다. 집 안에는 침대 식탁 냉장고 책상 의자와 2대의 컴퓨터 정도가 있을 뿐이다. 별장 한 쪽 벽면에는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초상화가 걸려있고, 책장은 세계 고전문학 작품으로 가득 차 있다. 게이츠가 1주일 동안 먹는 음식 역시 샌드위치, 조갯살 수프, 오렌지 주스 등으로 간단하다.

게이츠가 읽을 보고서들은 ‘생각 주간’ 2개월전 비서진이 챙기는데, MS 직원이라면 누구나 아이디어를 제출할 수 있다.

스티븐 롤러 맵포인트 부문 사장은 "세계에서 가장 멋진 아이디어 창출방식"이라고 말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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