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소유 문화재 서울문묘일원 ‘양현재(사진)’에 기숙하는 성균관대 학생 40여명이 퇴거위기에 몰리고 있다.
서울문묘를 관리하는 종로구청은 지난 1월 문화재는 현상 변경시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문화재보호법과 국가재산을 허가없이 사용하게 되면 무단점거에 해당한다는 국유재산법을 적용, 퇴거조치를 요구했다. 구청측은 학교측에 지난달 15일까지 자진퇴거를 지시했으나 양현재를 운영하고 있는 성균관대 유학동양학부의 요청으로 시점을 이달 말까지 연장한 상태. 현재 이곳에는 28개의 방에 48명의 학부생이 머물고 있으며 이 가운데 절반이상이 지방 학생으로 이번 조치에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양현재 관리를 맡고 있는 양승권 조교는 "양현재에 거숙하는 학생들은 엄격한 규율에 따라 생활하고 있으며 매년 유생들의 사회풍자극인 ‘유희’도 공연으로 올리는 등 유교관련 각종 행사에도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이곳에서 생활하는 것 자체가 문화재의 명맥을 이어가며 보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학교측은 종로구청과의 협상을 통해 학생들이 합법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청측은 "현재 양현재는 수십년간 학생들의 내부 전기시설과 난방기구 사용으로 건물자체가 심하게 훼손되고 화재위험도 높아 관리가 필요하다"며 "3월 말까지 퇴거하지 않을 경우 강력한 행정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현재’는 조선시대 교육기관인 성균관이 설립된 후 유생들의 기숙공간으로, 해방 후에는 이 대학에 개설된 동양철학학과 학생들이 유생들의 생활상을 재연하는 기숙공간으로 사용됐으며 문화재청 사적 제143호 서울문묘일원 문화재다.
조윤정기자 yjcho@hk.co.kr
사진=홍인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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