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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엔 쥐똥·곰팡이…11개월 묵힌 소시지까지 학교급식‘밥맛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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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엔 쥐똥·곰팡이…11개월 묵힌 소시지까지 학교급식‘밥맛 뚝’

입력
2005.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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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경기 부천시 신읍동에 있는 B고 급식소 조리장을 찾았던 식품의약품안전청 직원 등 학교급식소 합동 단속반원들은 깜짝 놀랐다. 조리장 내에는 쥐가 서식한 흔적인 쥐똥이 나오고 환풍을 하는 후드와 환풍기는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아 시커멓게 때가 끼어 있었기 때문이다.

비슷한 시기.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동에 있는 O고 급식소도 상황은 비슷했다. 후드시설이 불량해 환기가 안되면서 매캐한 냄새가 진동해 손으로 코를 막아야 했다.

이 학교 조리장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오랫동안 청소 한번 제대로 하지 않아 벽면에는 푸르죽죽한 곰팡이가 득실대고 있었다. 단속반원들은 단속을 나왔다가 입맛을 잃어 그날 저녁도 제대로 먹지 못했다고 한다.

이웃 경주시 충효동 S고 급식소에서는 유통기한이 2개월이 넘은 돈가스가 나왔고, 울산 남구의 식자재공급업소인 S농산은 유통기한이 11개월이나 지난 스모그 비엔나, 신미트볼, 프루츠칵테일 등이 발견됐다. 또한 대전시 서구의 도시락 제조업소인 K도시락은 김밥을 만들 때 사용할 수 없는 사카린나트륨을 첨가해 합동 단속반에 적발됐다.

서울 강남도 예외가 아니어서 서초구 방배동 S고에서는 조리장의 쓰레기통을 뚜껑 없는 상태로 방치했다. 이밖에 학생들이 각종 인터넷 등에 띄운 ‘학교에서 제공한 게장에서 노란색 고무줄이 나왔다’ ‘매운탕에서 낚싯바늘이 나왔다’는 등의 불만 등도 대부분 사실로 밝혀졌다.

집단 식중독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지목받아 온 학교급식소의 위생관리가 여전히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2~19일 국무조정실 교육청 지방자치단체 한국소비자연맹 한국부인회 등과 합동으로 학교위탁급식소와 식자재공급업소를 특별 점검한 결과, 조리시설과 재료 등을 비위생적으로 관리하거나 유통기한이 지난 원료를 사용한 업소 등 122개 위반업소를 적발해 관할기관에 고발 및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토록 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단속에서는 학교위탁급식업소 769개, 식자재공급업소 283개, 도시락제조업소 91개 등 모두 1,143개 가운데 122개소(음식물위탁업소 63개·식재료공급업소 32개·도시락배달업소 27개)가 적발돼 부적합률은 11%였다.

식약청 관계자는 "단속과정에서 식중독 발생 우려가 높은 원재료 및 조리에 공급되는 음식물 799건을 수거, 식중독균 등을 검사하고 있다"며 "아직도 일부 급식시설 종사자들의 위생의식이 미흡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발생한 식중독사고 165건 1만388명 가운데 56건(34%) 6,673명(64%)이 학교급식 때문에 발생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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