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길 위의 이야기’를 통해 어린 시절 형제들과 함께 자랐던 얘기를 종종하니까 어느 독자분이 "선생님 형제분들은 참 좋겠어요. 작가 형제를 두어서 생각지도 않은 추억여행을 떠날 수 있어서요. 그러니 형제분들 만나면 선생님이 밥 사지 마세요." 하고 일러준다.
밥? 하고 생각해보니 지난 세월 동안 객지에 나와 자주자주 형제들이 만나긴 했어도 돈을 내고 밥을 먹는 곳에서는 거의 만나지 않았던 것 같다. 무슨 일 때문에 형제끼리 단 둘이 밖에서 만난 적보다는 대부분 가족과 함께 집에서 만나고, 집에서 식사를 했기 때문이었다. 그럴 때에도 온 가족이 우르르 몰려 식당에 잘 가지 않았는데, 우리집에 온 형제에게 아무리 비싼 음식이라 하더라도 남이 지은 밥을 대접해서는 안 된다, 뭐 이런 생각을 서로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오히려 밥은 휴가 때 형제들이 고향 집에 모여서 함께 바다 가고 산에 가고 할 때 누군가 사게 되는데, 예전에는 형님들이 많이 샀고 요즘은 막내가 도맡아 놓고 사는 것 같다. 나는 어느 경우에나 ’직장도 없는 사람’이라 열외되어 조카들에게 푼돈 인심만 팍팍 쓴다. 그러나 효과는 그게 제일 만점이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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