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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03.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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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의 지나친 열등감

종종 ‘한국은 어쩔 수 없는 개발도상국’이라는 생각을 늘 해왔다. 우린 어쩌면 이렇게 세뇌당해온 것인지도 모른다.

늘 ‘국회의원 누가 몇 억을 챙겼다더라, 여야가 치고 받고 싸운다더라, 왕따 당한 학생이 자살했단다, 선생이 돈 받고 성적을 조작했다더라,….’ 반면 TV 예능, 여행 프로그램 등에서 보여주는 선진국은 ‘길거리가 매우 깨끗하고, 시민의식이 훌륭하며, 누구나 책을 읽고, 경제가 안정적이며 교육제도가 훌륭하며….’

그래서 선진국에 관한 환상을 갖고 상대적으로 한국은 정치는 엉망이요, 경제는 바닥이며, 시민의식이라곤 없는 나라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분명히 한국은 선진국에 비해 여러 면에서 떨어지는 건 사실이지만, 어두운 부분만 너무 과장된 것도 사실이다.

주한 미상공회의소 회장 제프리 존스가 쓴 글을 본 적이 있다. 그는 “세계 어디에서도 한국 사람만큼 변화에 부담이나 두려움이 없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고 했다. 한국은 세계 어느 곳 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정작 한국인들은 그걸 피부로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나는 이제 갓 15세다. 유치원 다닐 때 아버지는 삐삐를 들고 다니셨는데 지금은 64화음의 리모컨 기능까지 되는 폴더휴대폰을 들고 다니신다. 이젠 초등학생까지 개인휴대폰이 있다.

50년전만 해도 굶어죽는 아이들이 다반사에 유니세프에서 주는 구호품으로 겨우 살아가던 나라가 지금은 휴대폰, 반도체 등에서 세계 1위를 달리는 등 이렇게 성장한 건 기적이다. 한국은 다른 나라들보다 훨씬 뒤에서 출발했음에도 벌써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열등감이 강한 국민이다. 도서관 등에 비치된 위인전들을 봐도 다른 나라의 위인들이 훨씬 더 많다. 단적인 예로 이순신 장군을 들어보자.

영국의 넬슨 제독이야 사실 동등한 조건에서 싸웠으니 설명할 필요도 없거니와, 러일전쟁에서 발틱함대를 대패시킨 일본의 도고 제독은 “나는 이순신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비교된다는 자체가 매우 영광일 따름”이라고 말했다. 영국 해군학교에서는 이순신의 학익진 전법을 배운다고도 한다.

분명 한국은 아직 진짜 선진국급은 아니다. 하지만 매우 뛰어난 나라임에는 틀림없다. 다른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세계 어느 인물에 전혀 손색 없는 위인도 있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21세기 정보화 사회의 선도국가다.

제프리 존스의 말처럼, 우리는 뛰어난 능력과 자질을 갖추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좁은 울타리 속에 가두는 것은 어리석다 못해 죄스러운 일 아닐까.

Pia(http://blog.daum.net/piauri/73843)

■ 아내의 커피취향 아십니까

어제 저녁 큰 아이 생일선물을 사려 모처럼 시내 쇼핑센터에서 아내를 만났습니다. 그 동안은, 이런 일이 몽땅 아내 담당이었기 때문에 그저 아내가 정한 선물을 보고 “좋다”거나 “별로”라거나 하는 적절한 반응 정도만 보이면 그만이었습니다.

그랬던 습관을 바꾸게 된 것은 회사에서 연 ‘좋은 가정을 위한 특강’ 때문입니다. 강사는 “아내에게 선물하는 남편 보다는 선물을 함께 고르는 남편이 사랑 받는다”는 이야길 했습니다.

그렇게 선물을 사고 돌아오는 길, 쇼핑센터 주차장으로 내려가다 자판기 커피 두 잔을 뽑았습니다. “쇼핑에다 손수 커피까지 뽑아주는 남편, 이 정도면 괜찮지 않느냐”고 한 마디 하려는데 아내가 말합니다. “난 설탕커피만 마시는 거 몰라요?” 차마 몰랐다고 말하기 미안해, 실수로 밀크커피를 눌렀다고 둘러댔습니다.

그 동안 아내가 타주는 커피만 받고 보니, 정작 아내는 어떻게 마시는지 전혀 몰랐던 것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십 수년을 함께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아내의 커피취향 하나도 모르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좋은 남편 운운해온 자신이 제법 부끄러워집니다.

운전을 하며 곁눈질로 아내를 슬쩍슬쩍 훔쳐봅니다. ‘내가 모르는 아내의 취향이나 습관이 또 얼마나 있을까. 아니 나는 대체 이 여자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 것일까.’ 자신이 없어집니다. 이제부터라도 조금씩 알아 가는 수밖에는 도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아내를 바라보자니 새삼 연애하던 시절의 기분이 나는 것도 같아서 슬며시 웃어봅니다. 영문을 모르는 아내는 어이 없다는 듯 따라 웃습니다.

갈채(http://blog.daum.net/007kiss/13840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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