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복지장관이 28일 기간당원제를 적극 지지한다고 밝혀 유시민 의원 감싸기에 나섰다. 김 장관은 ‘일요일에 쓰는 편지’를 통해 "4월2일 전당대회는 25만 기간당원이 지도부를 직접 뽑는 역사적 행사"라며 "기간당원제의 완전 정착은 매우 감격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10여년전 기간당원제 도입을 주장했으나 그것은 너무 일찍 겨울잠에서 깨어난 개구리 같은 것이었다"면서 "그러나 그 때 봄은 이미 다가오고 있었다"고 말했다.
기간당원제는 지난 주 유 의원이 "정동영계와는 적대적 관계이지만 김근태계와는 연대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두 대권주자를 적과 동지로 나눈 기준점이었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김 장관은 그간의 침묵을 깨고 기간당원제를 매개로 유 의원을 감싸 안은 것이다. 김 장관은 자신이 이끄는 재야파의 단일후보인 장영달 의원이 공개 지지입장을 밝혀달라는 절절한 요청을 해왔지만 침묵으로 일관해왔다.
그런 그가 전대를 불과 닷새 앞두고 사실상 유 의원 엄호에 나선 것은 잠재적 경쟁자인 정 장관을 의식한 승부수의 성격을 갖고 있다. 당내에서는 김 장관의 언급을 개혁당 세력에 대한 연대의사로 보고 있다. 27일 끝난 시·도위원장 선거에서 정 장관측 인사들이 대거 당선되는 등 당내에서 자신의 정치적 입지가 약해질 것을 우려, 전당대회에서 개혁당 세력과 손잡는 범개혁 연대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경선은 초반의 실용 대 개혁, 중반의 ‘친유’대 ‘반유’에서 ‘정동영계’와 ‘김근태계’간 승부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졌다.
김 장관의 한 측근은 "당에서 유 의원의 정치노선 등 본질은 외면한 채 언행, 스타일만을 부각시켜 왕따시키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중요한 것은 정치노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4대 개혁입법에 대한 입장, 돈 안 드는 정치실현, 기간당원제 등 유 의원의 논리는 우리와 많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며 "김 장관은 386 의원들의 유 의원 왕따가 과도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측근도 "김 장관만큼 유 의원에게 섭섭한 사람도 별로 없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김 장관은 개혁적 지도부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고립무원의 유 의원측이 반색했음은 물론이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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