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의 명품관 에비뉴엘이 지난 25일 오픈하면서 신격호(83) 롯데그룹 회장 등 롯데 오너 일가의 각별한 미술 사랑이 알려져 화제다.
에비뉴엘은 쇼핑 공간 곳곳에 강렬하면서도 환상적인 그림을 전시해 놓는 ‘가든 & 갤러리’컨셉으로 고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에비뉴엘 매장에 걸려있거나 쇼핑백, 다이어리 등에 인쇄된 그림의 작가는 일본의 대표적인 원로 화가인 후지시로 세이지(81)씨의 작품이다. 후지시로씨가 개관 작가로 선정된데는 에비뉴엘의 이미지 컨셉과 그의 작품성이 맞아떨어진 측면도 있지만, 신 회장와의 개인적인 인연도 작용했다. 신 회장은 일본에서 연배가 비슷한 후지시로씨와 자주 만나 친구처럼 돈독한 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에비뉴엘 9층에서는 현재 그의 전시회도 열리고 있다.
신 회장의 미술 사랑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79년 롯데백화점을 오픈할 때부터 화랑을 운영하며 대관·기획 전시를 하거나 작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아트 페어’를 개최했다. 또 꾸준하게 작품을 사들여 롯데백화점은 운보 김기창 화백, 원로 한국화가인 서세옥 서울대 명예교수, 김병종 서울대 미대 교수, 한국화가 이왈종씨 등 유명 화가의 작품을 비롯해 70여점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신 회장은 개인적으로도 운보에서부터 미국 신진 화가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그림을 수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의 외손녀이자 명품관 운영을 책임진 장선윤 이사는 미술에 대한 안목이 전문가급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명품관 컨셉 결정, 전시공간 확보, 쇼핑백과 유니폼 디자인 등이 모두 그의 작품이다. 장 이사는 어머니인 신영자 롯데백화점 부사장과 함께 미술 작품을 많이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이사는 작가의 지명도에 구애받지 않고 반추상 작품을 좋아하고, 신 부사장은 서양화가 황정자씨의 작품 등 강렬하고 화사한 꽃그림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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