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카르 아카예프 정권 붕괴 이후 무정부상태까지 치달았던 키르기스스탄이 안정을 되찾고 있다고 27일 외신들이 보도했다. 수도 비쉬켁의 치안상태도 안정을 찾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쿠르만벡 바키예프 대통령 직무대행 체제를 승인하면서 반혁명 시위도 사그러들었다.
AP통신은 이날 "경찰과 자원봉사자들의 순찰이 강화하면서 비쉬켁의 질서가 회복됐고, 폭력과 약탈도 진정돼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펠릭스 쿨로프 임시 내무장관은 26일 기자회견에서 "비쉬켁이 치안 당국의 완전한 통제 하에 들어갔으며 통금 조치는 필요 없는 상황"이라고 확인했다.
공무원들은 휴일인 27일에도 정상 출근해 복구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치안 당국은 26일 추가로 3명이 사망했다면서 약탈을 자행하거나 폭력을 휘두른 129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바키예프 대통령 직무대행 체제의 승인의사를 밝혔다. 바키예프 대통령 직무대행은 "25일 푸틴 대통령과 통화에서 키르기스를 안정시키기 위한 방안을 요구했으며 기꺼이 돕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미국 대사도 경축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언론들은 비쉬켁으로 향하던 아카예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26일 수도 인근에서 시위행진을 멈췄다고 전했다.
아카예프 전 대통령은 러시아 정부의 허용에 따라 카자흐스탄에 머물다가 러시아 모스크바로 망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르기스 의회는 6월 26일 대통령 선거를 치르기로 결정했으며, 바키예프 대통령 직무대행은 출마의사를 밝혔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외신=종합
■ 3선 연임 통과되자 ‘反독재 항의’
키르기스스탄에 이어 벨로루시, 바슈코르토스탄 공화국 등 구 소련국가에서 독재에 항의하는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25일 벨로루시 수도 민스크에서는 야당 지도자 안드레이 클리모프의 주도하에 1,000여명의 반정부시위대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AP 통신은 이번 시위는 최근 몇 달 간 가장 큰 규모였다며 경찰이 무력진압에 나서 40여명이 체포됐다고 전했다. 94년부터 벨로루시를 철권통치하며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3번째 연임을 허용하는 개헌안을 통과시켰다. 콘돌리사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벨로루시를 ‘폭정의 전초기지’로 지목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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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패·무능 대통령 퇴진요구 시위
러시아 중부 우랄 산맥에 위치한 바슈코르토스탄 공화국에서도 26일 주민 5,000여명이 부패 및 복지정책 실패를 이유로 무르타자 라키모프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1,500㎞ 떨어진 바슈코르토스탄은 93년부터 라키모프 대통령이 집권하고 있는데, 주민들은 횡포와 부패, 낮은 복지 등에 대한 불만을 제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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