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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아리 집창촌 화재 5명 사망 1명 중태/ 새벽까지 성매매 지쳐 잠든 새 참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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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아리 집창촌 화재 5명 사망 1명 중태/ 새벽까지 성매매 지쳐 잠든 새 참변

입력
2005.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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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낮 12시36분께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속칭 미아리텍사스 집창촌 4층짜리 건물에서 불이 나 내부에 있던 성매매 여성 5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했다. 이 업소는 성매매 특별법을 위반하고 영업을 하다 세 차례 경찰에 적발됐지만 이날 새벽까지 다시 성매매 영업을 계속했으며, 여성들은 새벽까지 영업을 한 뒤 낮에 잠들어 있다 집단 참변을 당했다. 결국 관계 당국의 실효성 없는 단속이 업주들의 영업 강행을 부추겨 이런 사고를 야기했다는 지적이다.

이날 불은 하월곡동 88의 402 4층 짜리 건물(면적 240㎡) 3층에서 발생해 4층으로 번졌으며 내부 집기 등을 모두 태운 뒤 20여분만에 진화됐다. 낮 시간대에 화재가 발생했지만 소방도로에 주차돼 있는 차량 때문에 소방차의 수분간 진입이 늦어졌고 방마다 가득 차 있던 옷가지와 카펫 등이 타면서 유독 가스가 나와 인명피해가 커졌다. 또 여성들은 모두 잠을 자던 중이었고 건물 비상계단의 폭이 1c밖에 되지 않아 통행이 자유롭지 못해 신속한 대피가 힘들었다.

화재로 이모(30) 윤모(26) 김모(25) 서모(25)씨 등 4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쳐 가까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명은 치료 중 숨졌으며, 송모(30)씨는 화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장에서 숨진 4명 중 2명은 3층 복도에서 발견됐고 2명은 4층 침실의 침대에서 누운 자세로 숨져있었다.

목격자 이모(45·여)씨는 "낮 12시40분께 이 건물 3층에서 불길이 타오르더니 이내 4층까지 불길이 올라갔다"며 "이어 잠옷 차림의 여성 3명이 건물 1층 출입문으로 무사히 뛰어나왔고 잠시 후 소방관에 의해 나머지 여성 2명이 업히거나 들것에 실린 채 밖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이 업소에 있던 여종업원 11명 중 2명은 휴일을 맞아 외박을 나가 화재 당시에는 9명만 남아 있었다.

경찰조사 결과, 이 업소는 20일, 25일, 26일 모두 세 차례 성매매 사실이 적발됐고, 특히 26일에는 업주 고모(50·여)씨와 건물주, 종업원 9명 등이 경찰서로 연행돼 조사를 받은 뒤에도 영업을 계속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종업원 9명에 대해 상담센터 입소를 권유했으나 이들이 모두 거절해 27일 새벽 1시께 업소로 돌려보냈다.

경찰 관계자는 "그간 성매매 특별법 위반 업소를 상대로 수시로 단속했지만 업소 측에서 적발 이후에도 영업을 계속해 대부분의 업소가 벌금을 내면서 영업을 해 왔다"며 "영업정지는 구청 소관사항이므로 경찰 단속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털어놓았다.

경찰은 숨진 5명과 중태에 빠진 1명이 아침까지 술을 마셨고 숨진 김씨가 술에 취해 담배를 피우다 꽁초를 바닥에 수차례 버리는 것을 봤다는 다른 종업원의 진술에 따라 담뱃불이 인화물질에 옮겨 붙어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경찰은 업주가 여종업원들을 감금한 채 성매매를 알선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했으나 감금 장치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최영윤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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