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실 운영, 경조비, 회의비 등을 위해 쓰이는 업무추진비 내역이 장관의 성격에 따라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재정경제부 과학기술부 등 경제관련 부처의 ‘장관 업무추진비’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각종 판공비 규모와 명목 등이 장관의 취향, 성격 등에 따라 크게 달랐다.
올해 초 취임한 농림부 박홍수 장관은 ‘농부출신 밥 잘 먹는 장관’답게 안팎으로 씀씀이가 컸다. 1~2월만 비교했을 때 지난해 허상만 전 장관의 업무추진비 4,049만7,000원보다 약 18% 늘어난 4,773만3,000원을 사용했다.
가장 많이 늘어난 명목은 ‘대민·대유관기관 업무협의 및 간담회’로 두 달 간 무려 25번의 공식적인 오찬 및 만찬을 가져 ‘먹으면서 일하는 장관’다운 면모를 보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허 전 장관이 가진 오찬·만찬이 3회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내부 직원들과의 회동도 잦아 두 달간 13번의 ‘격려용 식사 자리’에 총 197만1,000원이 들어갔다.
대규모 식사 자리를 많이 갖지 않았던 이헌재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지난해 4·4분기 업무추진비는 전년 김진표 전 부총리가 사용한 8,932만5,000원보다 41% 줄어든 5,230만원에 그쳤다. 이 중 불우이웃돕기 및 각종 위문·격려금과 경조사비 등 직원 사기진작에 지출한 금액이 4,710만원으로 전체 69%에 달했다. 오찬과 만찬 등 1회 식사에 지출한 비용은 3만~46만원으로 타 부처 장관 및 김 전 부총리(최고 198만원)에 비해 규모가 매우 작았다.
술을 입에도 대지 않는 오명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은 만찬 회동이 거의 없어 업무추진비 규모도 작았다. 지난해 4·4분기 업무추진비는 2,361만4,000원에 그쳤으며 회의와 간담회가 아닌 순수한 ‘식사 대접’은 한 번의 오찬에 그쳤다.
친인척 땅 매입 문제로 곤욕을 겪고 있는 건설교통부 강동석 장관은 2003년 취임 이후 ‘장관실 운영 등 기타 경비’가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해 7~9월 장관실 운영 등에 들어간 비용은 모두 500만7,000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최종찬 전 장관이 지출한 221만7,000원보다 두 배 이상 뛰었다.
각 부처 장관이 축의금 및 조의금으로 내는 비용은 통상 5만~10만원 선이었다. 공정위 강철규 위원장이 지난해 12월에 지출한 것으로 기록된 ‘직원 결혼 축의금 3만원’이 경조금 중 가장 적었다. 직원 사기 진작을 위해 선심을 가장 크게 쓴 경우는 역시 농림부 박홍수 장관으로 ‘1월 생일직원 격려 꽃 상자 구입’으로 한달에 무려 82만원을 들였다.
정부 부처들은 부처별로 매분기 또는 매달 ‘장관 업무추진비’ 내역을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올려 공개하고 있다.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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