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4월 1일로 KTX(Korea Train Express·한국고속철도)가 첫돌을 맞는다. ‘시속 300km 속도 혁명’으로 불리는 KTX는 달린 지 1년 만에 한국에 혁신적인 변화를 몰고 왔다.
전국이 3시간 생활권으로 바뀌었고 이용객이 2,700만 명을 넘어서면서 정차역의 상권과 교통망에 큰 변화를 가져 왔다. 기업도시 건설 등 지방경제 활성화와 산업시설의 탈(脫)수도권화를 촉진하여 국토 균형 발전의 새로운 동력으로 자리잡으면서 전국의 물류체계를 바꾸고 있다.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유치와 국제 영화제, 광주의 비엔날레 개최처럼 지방자치단체들은 KTX 개통과 연계해 국제 행사와 기업, 관광객을 유치하고 도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KTX는 1999년 12월 시험 운행을 개시한 이후 개통 전까지 많은 준비를 했지만 초기 운영 미숙과 고속선·기존선의 혼용 등으로 장애가 발생해 질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은 기술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안정성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일본 신칸센이나 프랑스 TGV도 초기에는 탈선과 기기 결함이 수 차례 발생했다. 정시도착률도 현재 5분 기준 95.6%로 스웨덴 89.3%, 독일 89%, 영국 84.5% 보다 높은 수준이다.
지난 1년 동안의 기술안정화를 기반으로 KTX는 소비자 입장에서 고객 불만 해소와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고객만족지수 10%, 수송 인원 20%, 수입 30% 향상이라는 ‘KTX 하나, 둘, 셋’운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철도공사는 앞으로 KTX를 주력 상품으로 내세워 2020년까지 ‘전 국토의 2시간대 생활화’를 목표로 철도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2007년 호남선과 전라선에 한국형 G7 고속전철을 운행하고 2010년까지 경부선 2단계 구간을 개통할 예정이다. 2015년에는 호남선에도 고속철도 전용선로 운행이 시작된다.
이제 한국의 철도는 KTX를 중심으로 남·북한 철도를 연결하고 중국 횡단철도(TCR)와 시베리아 횡단 철도(TSR)를 연결해 유럽까지 운행하는 ‘철의 실크로드’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산·학·관·연 등 각 분야의 힘이 모아져야 가능하다.
일본 신칸센의 성공은 그런 하나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우리도 모두의 힘을 모아 ‘한국의 상징’으로 KTX가 달리는 날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천세 한국철도공사 고속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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