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여성의 피부 트러블이 가장 심한 계절이다. 낮의 따뜻한 온도는 피지와 땀을 촉진하고, 밤의 찬 공기는 건조함과 각질을 유발해
피부 생체 리듬을 흐트러뜨린다. 게다가 황사와 각종 먼지, 대기 중의 꽃가루 등이 피부를 자극하면 각종 피부 트러블이 생긴다. 특히 겨우내 약한 자외선에 방어력이 느슨해진 피부는 강한 봄볕에 취약해 제대로 대처하지 않으면 색소침착이나 주름 등 피부노화까지 초래할 수 있다. 피부도 춘곤증을 앓는 셈이다. 피부를 춘곤증으로부터 보호하는 방법을 단계별로 알아보자.
◆ 1단계: 피부 보호막 각질, 건강하게 남기기
봄철 피부를 위협하는 요소에 잘 대처하려면 가장 기본적인 피부 보호막인 각질을 ‘재무장’해야 한다. 각질은 외부 오염물질 침투와 체내 수분 증발을 막아주는 순기능도 있지만 지나치면 황사나 대기 먼지와 결합해 피부 트러블을 일으킨다. 따라서 불필요한 각질은 제거하고 건강한 각질만 남기는 전략이 필요하다.
평상시에는 각질은 제거하지 않는 게 원칙이지만, 심하면 가벼운 필링 등으로 적당히 제거해야 한다. 단 건성피부는 각질을 너무 제거하면 피부가 거칠어지고 피부자극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져 오히려 피부 트러블이 더 잘 생길 수 있다.
흔히 각질을 제거할 때 사용하는 스크럽제 필링 화장품은 사용하는 데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오래 문지를수록 각질이 잘 벗겨진다고 오해하기 쉬운데, 너무 세게 오래 문지르면 피부에 필요 이상의 자극을 줘 오히려 상처나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다. 마사지는 가볍게 2분을 넘기지 않도록 한다. 특히 심한 여드름 피부나 민감성 피부에는 스크럽제가 독이 될 수 있으므로 피부 트러블이 있을 때에는 절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가정에서 하는 각질제거는 부작용이 많은 편이므로 가급적 삼가는 게 좋다.
◆ 2단계: 수분 보호막, 한 겹 더 입혀 주기
불필요한 각질을 제거한 뒤에는 수분 보호막을 입혀줄 차례. 흔히 각질을 제거하면 피부가 매끄럽고 촉촉해지므로 스킨 케어 과정을 생략해도 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 각질을 제거한 후에는 피부가 평소보다 더 건조해지기 쉽다. 각질 제거 후에는 화장 솜에 스킨로션을 적셔 얼굴에 올려놓고, 1~2분 지난 뒤 화장 솜을 떼내고 에센스나 크림으로 수분을 공급해야 남은 각질이 안정되고 수분보호막이 제대로 생성된다.
특히 지성 피부인 경우에는 세안 후 맨 얼굴로 지내기 쉬운데, 이는 잘못된 습관이다. 피부는 유수분의 조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피지분비가 많아서 번들거린다 해도, 보습이 안 돼서 부분적으로 각질이 일어나면 피부 트러블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피부가 지성이더라도 보습과정은 빼놓지 말고 시행해야 한다.
수분 보호막 형성에는 스팀타월이 가장 좋다. 깨끗한 물을 팔팔 끓인 뒤 얼굴에 김을 쐬어 주거나 끓인 물에 타월을 적셔 물기를 짜낸 뒤 얼굴에 덮는다.
모공이 열려 피부 속 노폐물이 배출될 뿐만 아니라 피부에 수분을 보충해주는 효과가 있다. 단 오랫동안 김을 쐬고 난 뒤 보습제를 바르지 않으면 피부 수분을 앗아가서 오히려 피부가 건조해지므로 스팀타월을 한 후에는 반드시 보습을 해야 한다.
◆ 3단계: 자외선 차단제로 3중 보호
겨우내 약한 햇빛에 익숙해진 피부는 자외선 방어력이 약해져 강한 봄볕의 자외선에 더 많이 충격을 받는다. 특히 봄에는 일광화상을 만드는 자외선B보다 피부 진피층까지 침투하는 자외선A의 양이 많아지므로 자외선 차단지수(SPF)가 30 이상인 제품 가운데 자외선A를 차단하는 데 효과적인 PA+가 표기된 제품을 쓰는 게 좋다.
야외 활동 중 땀을 많이 흘리게 되면 땀에 자외선 차단제가 씻겨 내려가므로 가능하면 3시간에 한 번씩은 덧발라주어야 한다. 색조 화장품도 가급적 자외선 차단효과가 있는 것을 사용한다.
자외선 차단제를 고를 때에는 ‘기능성 화장품’이라고 기재된 것을 골라야 한다. 이 표기가 없는 것은 식약청의 안정성 및 효능 평가를 거치지 않은 것이다. 가장 좋은 것은 팔 안쪽에 발라 테스트해보고 이상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다. 여드름성 피부인 경우에는 ‘오일 프리(oil free)’가 표기된 제품이 좋다. 크림타입보다는 로션타입이나 스프레이, 겔 타입을 고르는 것도 요령이다.
이 밖에 자외선으로 인해 DNA와 세포막에 손상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는 평소 비타민 A, C, E 등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 신선한 과일과 야채, 견과류 등 항산화제를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비타민A는 바르는 형태로도 나와 있으며 보다 효과가 강한 레틴산은 의사의 처방을 통해서, 자극이 적은 레티놀은 화장품 형태로 이용할 수 있다. 레틴산은 자외선에 의해 감소된 피부섬유(콜라겐)의 합성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어 손상된 피부 복구에 도움될 뿐 아니라 피부 손상을 일으키는 각종 분해효소를 억제효과가 있어 예방 차원에서도 효과적이다. 최근에는 비타민 C, E 등도 바르는 형태로 출시되지나 아직 안정성과 효과가 확립되지 않고 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도움말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이주흥 교수, 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
■ 고주파 열자극요법 여드름치료에 효과
고주파 열자극요법이 여드름 치료에 좋은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됐다. 연세스타피부과 이상주 원장과 연세대피부과 이승헌 교수팀은 레이저와 열의 복합요법인 폴라리스 요법을 경증 또는 중증 여드름 환자 15명에게 시행한 결과 여드름 증상이 50%이상 개선됐으며 여드름 흉터도 85%이상 옅어지거나 없어졌다고 최근 대한 여드름 연구회 심포지엄에서 밝혔다.
연세스타피부과 이상주 원장은 "폴라리스 요법은 고주파 열과 다이오드 레이저, 이 두 에너지를 피부 속 진피층까지 전달해 콜라겐 형성을 촉진하면서 피부를 개선하는 방법"이라면서 "여드름 흉터는 물론 주름 모공 피부톤 등 일반적 피부 고민도 함께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고주파 열이 피부진피층의 콜라겐 수축과 섬유아세포의 콜라겐 생성을 유도하면서 동시에 여드름의 원인인 피지선도 파괴 혹은 위축시키는 것이다. 이 원장은 "현재 여드름 치료에는 약물이나 외과적 짜는 치료 등이 주로 이용되고 있으나, 통증 부종 딱지 화상 등 부작용이 많다"면서 "폴라리스 요법은 부작용이 없을 뿐 아니라 피지선을 파괴 또는 위축시키므로 보다 근본적인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피부상태에 따라 1~2회의 시술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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