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평선]‘확산’의 3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평선]‘확산’의 3인

입력
2005.03.24 00:00
0 0

‘자유의 확산'을 새 외교독트린으로 내건 이래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세 사람에 대한 인사가 두드러진다. 폴 월포위츠 세계은행 총재 후보, 카렌 휴즈 국무부 홍보담당 차관, 존 볼튼 주 유엔대사가 그들이다. 우선 세계은행이 경제개발 자원을 세계적으로 분배하고 집행하는 국제기구인 만큼 이를 통해 민주주의와 자유를 확산하는 물적 장치를 확보하겠다는 부시의 뜻이 읽힌다. 국무부 홍보차관은 한동안 공석이었으나 이 자리에 측근 중의 측근인 휴즈를 기용했다. 전 세계를 상대로 미국을 전파하고 지지와 공감을 확산하겠다는 강한 의지라고들 해석한다. 볼튼 역시 월포위츠와 함께 네오콘으로 불리는 강경보수 인사의 대표격이다.

■ 월포위츠와 볼튼이 부시 2기 내각에서 배제되자 그간 행정부를 주름잡던 네오콘 세력의 퇴조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이번 인사로 네오콘은 오히려 세계무대에서 자리를 차지하는 셈이다. 새 정책을 천명한 후 부시 대통령은 정책회의 석상에서 그 이유나 명분 철학에 대한 장황한 대화나 토론을 하지도, 유도하지도 않는다고 한다. 실행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토의에 바로 들어간다고 전해진다. 월포위츠를 세계은행 총재로 앉히기로 마음 먹고 부시는 이사국들의 반대 가능성 등은 검토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성사를 위해 그는 가장 먼저 전화통을 잡았고, 첫 통화 상대는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었다. 지금 유럽의 이사국들은 모두 그에 동의하는 상태다.

■ 휴즈의 직무는 ‘public diplomacy'다. 편의상 우리말로 ‘홍보'라고 했지만 정확한 어의를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대민(對民)외교 민간외교 국민외교 여론외교 등의 의미이거나 이를 망라하는 것으로 여겨야 할 개념이다. 휴즈는 부시 당선의 일등 전략가인 칼 로브 백악관 보좌관과 같은 반열의 핵심 텍사스 인맥이다. 백악관 보좌관으로 일하다 가족과 지내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가 있던 그를 부시는 ‘자유의 확산'을 위해 다시 불러들였다. 콘돌리사 라이스 장관만큼 강한 여성인 휴즈에게 지원될 예산은 엄청날 것 같다.

■ 평소 유엔에 잔뜩 불만을 가져 온 미국의 새 대사 볼튼이 보일 언행도 관심이다. 유엔에 정통한 한 외교 관측통은 코피 아난 사무총장이 이미 "꼬리를 내렸다"고 봤다. 특히 볼튼은 북한 핵 문제에 관한 한 강경 발언을 도맡아 해 온 인물이라서 만에 하나 북핵 문제가 유엔으로 갈 경우에 대한 상상도 생긴다. 제 갈 길로 질주하는 부시의 대외 포석이 촘촘한 듯하다.

조재용 논설위원 jaec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