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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있는 곳에 돈’與多野少/ 상위 10위권에 여권 의원이 9명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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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있는 곳에 돈’與多野少/ 상위 10위권에 여권 의원이 9명이나

입력
2005.03.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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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관위가 22일 공개한 국회의원과 정당의 2004년 후원금 모금현황에선 ‘여다야소’(與多野少) 현상이 두드러졌다. 또 지난해 3월 돈줄을 묶은 정치자금법 개정에 따라 모금총액이 전년도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법 개정 후 처음 공개된 모금실적 자료에 따르면 의원 285명의 후원회가 모금한 액수는 405억원으로 의원 253명이 515억원을 거뒀던 2003년에 비해 110억원이나 줄었다. 이에 따라 의원별 평균 모금액도 전년(2억300만원)보다 대폭 감소한 1억4,200만원에 그쳤다.

정당별ㆍ의원별 모금액에서는 여당 편중 현상이 예년에 비해 두드러졌다. 우리당 의원이 평균 1억6,000만원을 모은 반면 한나라당은 1억3,000만원에 그쳐 자민련(1억5,000만원)과 민주당(1억4,000만원)보다 적었다. 민주노동당은 5,000만원이었다.

개인별로는 상위 20위 안에 우리당 의원이 13명 포함됐고, 한나라당(4명) 민주당(2명) 무소속(1명) 순이었다.

우리당에서는 특히 송영길(8위) 박병석(9위) 이계안(10위) 김영춘(11위) 의원 등 국회 재경·정무위원들이 상위권에 올랐고, 이광재(16위) 염동연(19위) 이강래(20위) 의원 등 실세나 친노직계 의원들의 모금실적도 좋았다. 또 장영달(22위) 김원웅(23위) 유시민(27위) 문희상(32위) 한명숙(53위) 의원 등 당권주자들의 후원금도 넉넉한 편이었다.

반면 한나라당에서는 허태열(6위) 의원만 유일하게 톱10에 든 것을 비롯, 박근혜(13위) 대표와 정형근(17위) 이종구(18위) 의원이 20위권이었고, 민주당은 한화갑(12위) 대표와 김효석(14위) 의원이 상위권에 포함됐다. 민노당은 가장 앞 순위인 권영길 의원이 107위였다.

정치자금법 개정을 전후로 바뀐 법규가 적용된 탓에 재선 이상 의원들의 후원금 평균 모금액은 2억원에 달한 반면 법 개정 당시 후원회가 없었던 초선 및 17대 국회 재진입 의원들은 1억1,200만원에 머물렀다.

정당후원회 모금 총액은 89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22억원이 감소했다. 우리당(51억원)과 민노당(14억원)은 각각 45억원, 6억원이 증가한 반면 한나라당(6억5,000만원)과 민주당(1억2,000만원)은 각각 36억원, 105억원이 감소해 격세지감을 실감케 했다. 특히 민노당은 1만6,778명의 후원자를 확보, 우리당(2,110명)을 8배 가량 앞서면서 ‘개미군단의 힘’을 과시했다.

이날 발표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현재 진행중인 정치자금법 개정 논의가 찬바람을 맞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미 500명 이상의 다수 후원자를 확보한 의원이 77명에 달하는 등 점차 소액·다수 후원제도가 정착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또 정당 수입 중 당비의 비율이 민노당(55%)을 제외하고는 미미한데다 거대 양당의 국고보조금 비중이 24~42%에 달하는 등 자생력을 키우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점이 드러난 것도 부정적인 여론을 부르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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