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취임한 신일수(62) 서울시극단장과 김백봉(78) 무용단장에 대한 세종문화회관(사장 김용진)의 인선을 두고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17일 극단원 9명이 신 단장 취임 반대 성명을 내고 전국문화예술노동조합 세종문화회관지부가 18일 "이번 인사는 공공성을 훼손한 파행"이라고 비판한 데 이어 서울연극협회(회장 채승훈)도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신 단장에 대한 인사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서울연극협회는 "공채에 응한 인물은 도외시한 채 편법으로 다른 인물을 임명한 것은 상식을 벗어난 처사"라며 "신 단장 임명이 철회되지 않을 경우 김 사장 퇴임 서명운동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신 단장과 김 단장이 안팎에서 취임 반대에 부딪히는 이유는 이들이 세종문화회관이 1월 발표했던 공모 절차와는 거리가 먼 인물이기 때문. 원래 방침대로라면 극단장과 무용단장은 심사위원회가 공모에 응한 후보자들을 평가해 100점 만점에 80점 이상 되는 2명씩을 복수 추천하면 세종문화회관 사장이 이중 한 명을 선정하기로 되어있었다. 그러나 심사결과 80점을 넘은 후보자가 1명씩 밖에 나오지 않자 세종문화회관은 ‘복수추천’ 원칙을 지키기 위해 신일수 김백봉씨를 전문가 추천형식으로 후보로 추가하고 이들을 단장으로 선임했다.
연극ㆍ무용계는 공모의 원칙을 퇴색시키면서까지 두 사람을 단장으로 뽑은 것은 결국 김 사장의 ‘코드 인사’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양대 교수로 무대미술을 전공한 신 단장이나 고령의 김 단장이 단체를 원활히 이끌어가기에는 무리가 있지않냐"는 의견들도 많다.
임영웅 손진책씨 등 극단장 심사위원 6인도 21일 공동명의의 입장 발표를 통해 "이번 인사는 공채제도를 무화시키는 기만적 행정 행위이며 전형적인 코드 인사"라고 비판했다.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심사위원회에서 복수추천이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을 예측하지 못했다"며 "단체를 제대로 이끌 수 있는 적임자를 선발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한 끝에 전문가 추천형식을 거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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