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오카 앞바다의 지진이 한국 전역에서 감지됐다. 사실상 해방 이후 전국적 체감 지진으로는 처음이어서 국민의 놀라움이 컸지만 다행히 인명 피해가 없었고, 지진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이 다행이 바로 우려를 낳는다. 이번 지진은 흔히 지각 판(플레이트) 경계면에서 일어나는 지진과 달리 지각 판 안쪽, 해저 활성단층면에서 일어났다. 지진 연구 선진국인 일본조차 확인하지 못한 활성단층이란 점에서 미확인 해저 활성단층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음을 알려준다. 지각에 축적된 압력이 이번에는 일본 가까이서 터졌지만 언제든 한국 가까이서 터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지진해일이 일어나지 않은 것도 우연일 뿐이다. 우선 바닷물의 상하운동을 일으키는 단층의 수직적 움직임이 없었다. 또 일반적으로 지진해일은 깊은 바다에서 일어나 얕은 바다로 갈 때 규모가 커지는데 이번에는 얕은 바다가 진원이었다. 이는 동해 깊은 바다를 진원으로 한 지진이 일어나면 동해안과 남해안 동부 지역에 심각한 지진해일이 밀어닥칠 수 있음을 말해 준다.
일본 기상청 진도(JMA) 기준으로 ‘6약’ 정도인 이번 지진 때문에 일본은 상대적으로 큰 피해를 냈다. 1995년의 고베 대지진이 그랬듯 오랫동안 지진이 일어나지 않아 상대적으로 경계심이 낮았던 지역이기 때문이다. 이 점도 지진 안전지대라는 착각에 빠져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편으로 지진 속보나 지진해일 주의보 발령에서 기상청의 굼뜬 자세가 일본 기상청과 대비됐다. 기본적으로 국민적 경각심 수준과 무관하지 않겠지만 당국의 각성이 요구된다.
한반도는 결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 과거 지진의 미처 아물지 않은 상처인 활성단층이 곳곳에 분포해 있다. 따라서 당국은 물론, 국민 모두가 이번 지진을 계기로 경각심과 대비태세를 한결 다듬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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