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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특구 송도신도시/ 현장을 들여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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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특구 송도신도시/ 현장을 들여다보니…

입력
2005.03.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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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경제특구인 송도신도시가 첨단과학도시 개발이라는 당초 취지가 무색하게 부동산 투기지역으로 전락하고 있다. 경제특구 지정 후 외자유치 실적은 단 1건. 지식정보단지나 정보통신시설 사업은 지지부진한 반면 초고층 아파트 공사만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정보화도시’가 아닌 ‘주거전용도시’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최근 외국대학병원 유치가 무산되고 외국인학교 건립 특별법도 보류돼 송도신도시 개발에 큰 차질이 우려된다.

◆ 아파트만 들어서는 신도시, 투기 광풍 우려 = 동북아 정보기술(IT) 중심도시로 육성될 송도신도시. 하지만 현장을 둘러보면 곳곳에 덤프트럭과 레미콘차량이 분주하게 드나드는 아파트 공사만이 눈에 들어올 뿐이다. 지난해 11월 국제업무지구에서 기공식을 한 국제컨벤션센터는 4개월여만인 7일에야 본격 공사에 들어갔다. 인근에는 최근 완공한 21층 벤처빌딩이 외롭게 서있다. 이 곳이 과연 첨단정보화 도시로 개발될수 있을지 고개가 갸우뚱거려진다.

전체 1,611만평의 송도신도시 중 현재 매립이 완료된 면적은 383만여평. 이 중 국제업무와 연구시설, 지식기반산업시설 등이 들어서는 산업용지는 19.4%인 74만2,000평에 불과하다. 반면 주거·상업용지가 20.7%인 79만5,000평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송도신도시에는 2003년 8월 경제특구로 지정된 이후 아파트 건설 붐이 일고 있다. 지금까지 5,000여 가구가 공급됐는데 2010년까지 모두 2만여 가구의 아파트 등 공동주택이 건립될 예정이다. 이곳에서 분양되는 아파트는 인천지역 최고 분양가 기록을 세우는 등 아파트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해 11월 789가구를 공급한 인천도시개발공사 아파트의 경우 평당 분양가가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휠씬 높은 평당 910만원선을 기록했다.

이곳의 아파트들이 프리미엄 등으로 투기 광풍을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2003년 3월 송도신도시에 분양된 민간아파트는 3월말 입주를 앞두고 있는데 중대형 평형의 경우 5,000만~8000만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돼있다. 32평형 아파트는 2억1,000만원선에 분양됐으나 현재 5,000만원 이상 오른 2억6,000만~2억7,000만원에 거래된다. 46평형 이상 대형 평수는 최고 1억원 가까이 웃돈이 붙었다.

인천참여자치연대 관계자는 "시민 혈세로 조성된 송도신도시가 당초 취지와는 달리 아파트 분양 등 수익성만을 노린 투기장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걱정했다.

◆ 1년 7개월동안 실적 없어 = 송도 경제특구의 성공 여부를 가늠할 척도는 외국자본의 유치. 하지만 특구 지정 1년 7개월만인 이달 중순에야 1,500만달러 규모의 외자 1건을 유치하는데 그친 것으로 드러나 개발에 암초로 작용하고 있다.

또 정부가 송도에 유치하기로 했던 미국 하버드대학 병원이 중국 진출로 방향을 선회한 것, 최근 국회에서 경제특구 내 외국인학교 설립을 위한 특별법 통과가 또다시 보류된 것도 투자 여건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상황이 이러한지라 2002년 4월 송도신도시 토지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국제업무지구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게일사에 대한 특혜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관련당국도 송도신도시 국제업무지구 내 용적률 및 주거용지 확대 등으로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특히 컨벤션센터를 뒤늦게 착공한 게일사는 4월에 당초 공급예정 물량을 상회한 주상복합아파트 2,400가구를 공급하는 등 2010년까지 대략 1만8,000가구의 공동주택을 대거 분양할 것으로 알려져 부동산개발회사로서의 속셈을 드러내고 있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게일사는 이에 대해 "송도의 경우 특구 내의 일부 업종에 한해서만 조세감면 혜택이 주어지는 등 투자여건이 미비한 형편"이라고 주장했다.

◆ 도시기반시설 태부족, 주민 불편겪을 듯 = 송도신도시 내에 3월말부터 올해 말까지 입주할 아파트는 모두 4,400여 가구에 입주자는 2만여명이다. 그러나 공사가 아직도 진행중이고 도시기반시설이 부족해 상당 기간 입주민들의 불편이 지속될 전망이다.

아파트가 들어선 송도신도시 2공구 현장. 각급 학교 신축공사가 한창이고 쓰레기 집하시설, 상가단지 공사 등이 계속되고 있다. 아파트단지 진입도로 포장공사도 끝나지 않았고, 슈퍼마켓 등 근린생활시설이 들어설 상가 건설도 늦어져 원정 쇼핑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송도신도시와 인천시내를 연결하는 도로망도 송도1, 2교 등 2개뿐이며 시내버스 노선도 2개에 불과해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입주예정자 김모(45·인천 부평동)씨는 "이사할 아파트 주변이 공사중이어서 소음과 먼지로 인한 생활 불편이 우려된다"고 걱정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이른 시일 내에 신도시 주변 도로를 확장하고 광역버스 노선 등을 신설할 방침" 이라고 말했다.

송원영기자 wysong@hk.co,kr

● 경제특구/ 송도·부산·광양등 모두5곳 외국기업에 稅감면등 혜택

흔히 경제특구로 불리는 경제자유구역에는 타 지역과 다른 경제활동의 예외조치와 혜택이 부여된다. 외국기업이 투자할 때 각종 세금을 감면해주고 공장총량제 등 수도권 규제도 적용되지 않는다.

경제특구 내 외국기업에는 소득세 법인세 등 각종 세금이 3년간 면제되고 이후 2년간 추가로 50% 감면된다. 달러와 유로, 엔화 등 주요 외국통화를 1만 달러 범위내에서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다.

김대중 정부 말기인 2002년 11월 정치권의 반대를 어렵게 무마하면서 경제자유구역법이 처리됐다. 9개월만인 2003년 8월 국내 첫 경제특구로 인천 송도·청라·영종지구 3곳이 탄생했다. 2개월 후 전남 광양과 부산·진해 2곳이 추가로 지정되는 등 지금까지 모두 5곳이 경제특구로 지정됐다.

송원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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