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독일 일간 빌트지에 연재되고 있는 ‘히틀러의 책’이라는 비밀문서 내용에 그의 인간적 모습이 부각되면서 독일인들이 히틀러(사진)의 새 면모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영국 더 타임스가 1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치광이나 폭군으로 묘사돼 온 히틀러의 이미지와 달리 이번 문서는 유머감각 등 그의 개인적 성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 문서에 따르면 히틀러는 소련군에 포위된 벙커 안에서 죽음을 기다리며 "내 몸에 석유를 뿌리고 불태워라. 내 육체가 밀랍인형이 돼 저들의 구경거리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마지막 명령을 내렸다.
히틀러의 유머감각도 곳곳에 드러나 있다. 한번은 사진사가 만취한 채 연회장에 들어오자 히틀러는 "이봐 자네. 난로 근처에는 가지 말게나. 마신 술에 불이 붙을지도 모르니까"라며 농담을 던졌다.
400여쪽에 달하는 이 문서는 히틀러의 집사였던 하인즈 링게 등 두 명의 부하가 2차 대전 후 소련군에 잡혀가 진술한 내용을 기록한 것이다. 스탈린이 히틀러의 심리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을 지시한 것인데, 독일 역사학자에 의해 사본이 발견됨으로써 내용이 공개됐다. 원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금고안에 보관돼 있다.
신문은 이 문서가 측근의 육성을 통해 히틀러의 마지막 순간을 증언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료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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