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오카(福岡) 인근 해역에서 20일 발생한 지진이 한반도 전역에 영향을 미치면서 학계에서 제기되고 있는 ‘아무르판(板)’과 우리나라 지진의 연관성이 주목을 끌고 있다.
일부에서는 우리나라가 속한 유라시아판 내에 소규모 판인 아무르판이 존재하며 이 경계가 우리나라나 주변부를 통과한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아무르판의 지각활동에 따라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주는 지진이나 지진해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고려대 이진한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아무르판은 동쪽으로 오호츠크판(북미판)과 맞닿아 있는데 이 경계에서 지진이 발생하면 단층이 수평이 아닌 수직이동을 일으키면서 동해안에 지진해일로 인한 큰 피해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무르판의 동쪽 끝 부분에 위치한 동해 지각이 일본 밑으로 침강하는 단층대여서 수직이동단층, 즉 역단층이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우리나라는 유라시아판 내부에 있다는 것이 공식적으로 통용되는 학설이다. 아무르판의 존재는 완전히 확인된 것이 아니어서 아무르판으로 인한 지진 및 지진해일 가능성은 섣부른 판단이라는 지적이 많다. 한양대 김소구 해양환경과학과 교수는 "아무르판은 20여년 전 러시아 학자가 주장하기 시작했으며 현재도 연구가 진행 중인 학설"이라며 "아무르판이 있다고 주장하는 학자들 사이에서도 판의 경계가 어디에 위치하는지에 대해는 견해가 달라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개인적으로는 몽골에서 출발한 경계가 중국과 서해를 거쳐 반시계방향으로 돌다가 우리나라 아랫쪽을 통해 일본 쪽으로 간다고 짐작하고 있지만 확인에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박창업 교수도 "학술적인 차원에서 존재 가능성이 논의가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 경계가 우리나라를 가로질러 가는 것이 확인이 된다면 지진 위험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겠지만 아직 우리나라와 관련 되는 남쪽 아무르판의 경계는 분명치 않다"고 말했다.
기상청도 우리나라가 판의 지각운동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한반도는 판의 지각운동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지 않다"며 "다만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위기감을 갖고 연구인력과 장비를 확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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