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와 정부의 사교육비 경감 대책 추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학원에 다닌 서울 초·중·고교생 수가 전년에 비해 40%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서울시 교육청에 따르면 작년 4월을 기준으로 서울 시내 학원에서 강좌를 수강한 초·중·고교생 수는 73만8,432명으로 전년 같은 시점의 53만2,993명에 비해 38.5%나 늘어났다. 2003년 조사에서는 2002년의 55만2,985명보다 3.62% 감소한 바 있다. 보습과 어학, 예능 등 각종 학원에 다닌 초등학생은 33만1,384명으로 39.3% 증가했고 중·고생은 40만7,048명으로 38.0% 늘었다. 서울 시내 초등학생 2명 중 1명이, 중·고생 중 62%가 학원을 수강한 셈이다.
상당수 사립 학원들이 세무당국에 세원이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수강생 수를 축소하는 경향을 감안하면 실제 학원생 수는 시 교육청이 파악한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 같은 결과는 조사 시점 및 대상의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사교육비 및 학원 수강생이 크게 줄었다"는 교육인적자원부의 지난달 발표와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교육부는 지난달 "지난 1년간 사교육비 경감 방안을 시행한 결과 EBS 대학수학능력시험 강의 시청가구의 월 평균 사교육비가 10만6,000원가량 줄어들었으며 지난해 학원 수강생 수도 12%가량 줄어든 것으로 추산됐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구별로는 신규 조성된 대단위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송파구(293.34%)와 강동구(246.35%), 중랑구(114.52%), 동대문구(85.28%), 동작구(80.59%)의 학원수강 학생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대치동을 포함하고 있는 강남구의 학원 수강 학생수도 5만7,878명에서 8만8,743명으로 53.3% 늘어났다. 반면 강북구(-48.66%)와 도봉구(-34.27%), 금천구(-29.18%), 용산구(-28.51%) 등 12개 구는 감소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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