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인 정동영 통일부장관은 18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우리측 대일 신독트린과 관련해 ‘미래 지향적인 자세’를 강조한데 대해 "한국의 현실을 잘못보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관련기사 2·3·4·9·15면
정 장관은 부처 간부들과의 티타임에서 "미래로 가야 한다는 것은 본래 우리의 주장이었지만 일본은 과거사를 끄집어 내 은폐·왜곡하고 정당화하려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김홍재 통일부 대변인이 전했다. 정 장관은 또 고이즈미 총리가 일본의 배상책임을 강조한 노무현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국내용’으로 평가절하한데 대해서도 "노 대통령은 국내 부담을 무릅쓰면서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으로 끌고 가려고 노력했다"며 "고이즈미 총리의 발언은 사실관계도 틀렸고 국가원수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고 말했다.
고이즈미 총리에 대한 정부 차원의 불편한 심기가 담긴 이 발언은 인근 국가원수를 직접 비판한 매우 이례적인 것이기도 해 외교적 파장이 예상된다.
고이즈미 총리는 전날 "우리는 우호관계를 어떻게 발전시키고 감정적 갈등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를 염두에 두는 미래지향적인 자세로 이번 상황을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반기문 외교부 장관도 한국민의 심정에 깊은 이해와 공감을 한다는 내용의 마치무라 노부다카(町村信孝) 일본 외무성 장관의 담화에 대해 "일본은 말이 아닌 행동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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