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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만에 함께 공연 전무송·이호재씨/ "43년 우정으로 무대호흡도 척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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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만에 함께 공연 전무송·이호재씨/ "43년 우정으로 무대호흡도 척척"

입력
2005.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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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를)치우는 것 어때. 하긴 뭐 시체를 보면서 식사하는 것이 나쁘지는 않지" "좀 전에 당신이 (살해)한 건가" "자네가 결투 끝에 죽으면 뭐라고 전해줄까" "용감하게 싸우다가 죽었다고 내가 사람들에게 말해주지"

16일 오후 서울 동숭동의 한 지하연습장. 이호재(64) 전무송(64)씨가 연기를 시작하자 일순간 어수선하던 연습장에는 뜨거운 열기가 흐르기 시작했다. 1962년 드라마센터(현 서울예술대학) 연극학교 동기로 입학해 국립극단을 거치며 20년간 한솥밥을 먹었던 두 사람이 24일 동숭동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소극장에서 막을 올리는 ‘세상을 편력하는 두 기사 이야기’에 출연, ‘천년의 수인’이후 7년 만에 한 무대에서 연기호흡을 맞춘다. 긴장과 이완이라는 연기의 대척점에 각기 서서 43년 동안 ‘무대를 편력’해 온 둘은 오랜만에 함께 하는 공연이 그리 낯설지 않은 모양이다. "무대는 같이 서지않았어도 수시로 만나니 특별한 느낌이나 할말이 있지는 않다"는 전씨. 이씨는 "둘이 만나면 매번 하는 말이 똑같다"고 맞장구 친다.

국립극단을 떠나고도 98년까지 1년에 한 두 번은 무대에서 우정을 나누었던 둘은 ‘라이벌 의식은 없냐’는 질문에 손사래를 쳤다. "무송이 장점이랑 내 장점이 상충되는 것이 아니잖아요. 연기자가 긴장과 이완 한 가지만 소화하면 안 되는데, 둘이 함께하면 이상하게 나눠져요. 서로 도와야 하는 처지라 그런 감정을 느낄 수는 없어요."(이호재) "연극 ‘베케트’ ‘생일 파티’ 등 제 뇌리 속에 강렬하게 남은 작품은 대부분 호재랑 같이 했거든요."(전무송)

둘이 연기 앙상블을 선보일 ‘세상을 편력하는 두 기사 이야기’는 일본 극작가 베스야쿠 미노루 원작으로 수컷의 논리가 점철된 인류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작품이다. 87년 요미우리 문학상을 받았으며 국내 초연.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를 소재로 했지만, 내용은 거의 무관하다. 연출은 지난해 ‘바다와 양산’으로 동아연극상 작품상을 받은 송선호씨가 맡았으며 중견배우 오길주 정동환 정규수씨도 합류해 두 노장배우의 무게감에 묵직함을 더해준다. (02)765-5475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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