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의 땅값을 굳이 따지자면 공시지가로 2억7,287만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에너지원이나 풍부한 어족자원을 비롯한 경제적 가치로 따지면 수천 조원이 넘는 그야말로 ‘황금의 섬’이다.
울릉도와 독도 인근 해역에는 ‘가스 하이드레이트’라는 에너지 자원이 6억 톤 가량 매장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심 500c 이하 심해저의 저온고압상태에서 얼음처럼 고체화한 천연가스로 1㎥로 164㎥의 천연가스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미래의 에너지원이다.
우리나라 천연가스 소비량이 연 평균 2,000만 톤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3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엄청난 양이며 경제적 가치로 환산해도 1,500억 달러(150조원)에 달한다. 하이드레이트가 매장돼 있는 해역은 일본이 자국 해역이라고 주장하는 곳과 상당부분 겹쳐있다.
때문에 이미 독도 인근 해역에 대한 자원 조사를 마친 일본이 이를 노리고 독도 영유권 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러시아과학원은 독도주변 해역에 석유자원이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어족 자원측면에서도 독도 주변 해역은 황금어장으로 꼽힌다. 북쪽에서 내려오는 북한 한류와 남쪽에서 북상하는 쓰시마 난류가 교차해 플랑크톤이 풍부하다. 연어·송어·대구를 비롯해 명태·꽁치·오징어·상어 등 회귀성 어종이 많이 사는 이유다. 특히 오징어의 경우 국내 전체 어획량 가운데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과 겹쳐있는 대화퇴 어장을 포함해 독도 주변 수역의 어획고가 60% 이상을 차지한다. 가오리·열어·광어·홍게·새우도 넘쳐 나며 해저 암초에는 다시마·미역·소라·전복 등이 풍성하게 자라고 있다.
독도는 해양과학 전초기지로서도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동해의 경우 수심이 깊어 해양과학기지 입지로는 그만이다. 이밖에도 바다 속 200c 이하에서 퍼올리는 ‘심층수’는 태양빛이 닿지 않아 풍부한 미네랄과 유기질이 함유돼 있다. 이미 일본 등에서 의약품 개발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으며 휘발유의 4~5배 가격에 거래될 정도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독도 문제’ 외신 반응
세계 주요 언론들은 최근의 한일관계와 관련, 우리 독도영유권의 정당성보다는 외교적 갈등에 초점을 맞춰 보도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는 17일 독도 영유권 문제의 배경을 설명하면서 "한국이 1950년대에 독도를 점유했지만, 일본은 이를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일본은 100년 전 독도를 처음 시마네현으로 편입했다고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는 삼국시대나 조선시대의 역사적 사실을 일절 언급하지 않아 일본측의 영유권 주장이 먼저 이뤄진 것 같은 인상을 줘 논란이 일고 있다.
신문은 또 "일본측은 독도편입 당시 한국 측의 이의제기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한국의 당국자들은 당시는 일본의 군사력증강기여서 항변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WP의 기사는 우리 당국의 부실한 홍보를 단적으로 드러낸 사례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신문은 지도에서 굵은 글씨로 ‘Dokdo(독도)’라고 표기한 뒤 괄호안에 ‘Takeshima(다케시마)’를 표기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국제면에서 ‘독도, 한국 내 산더미같은 격정 분출’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인들의 격렬한 항의시위 모습을 자세히 보도했다. 이 신문은 독도지도에 다케시마를 같이 표기한 WP와는 달리 독도를 검정색 바탕에 굵은 흰 고딕체로 ‘Dokdo’로 단독 표기했다. 이 신문은 공로명(孔魯明) 전 주일대사의 말을 인용해 독도는 분명히 한국 영토라고 전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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