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취재진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은 서울 중학동의 주한 일본대사관 앞이다. 크고 작은 일본 규탄시위가 연일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세종로의 외교부 브리핑 룸도 내외신기자들로 북적인다. 대일본 현안에 대한 정부의 입장과 대책이 숨가쁘게 발표되는 현장이다. 지난 해 여름 김선일씨 피살사건 이후 가장 많은 기자들이 몰리고 있다.
외교부 브리핑 룸에 들어서면 연단 뒤로 한반도와 주변 국가를 그린 파란색 지도가 제일 먼저 눈에 띈다. 신문의 사진이나 방송 화면 속에서 외교부 대변인 등 발표자의 배경으로 보이는 지도다. 발표자 배경에 아무런 무늬 없이 부처 이름만 덜렁 써 놓은 다른 부처에 비하면 꽤나 신경을 쓴 시설물이다.
하지만 이 지도엔 나라 이름이나 지명이 세세히 적혀 있지 않다. 그저 세계 속의 한국이 상징적으로 표현돼 있을 뿐이다. 제주도 같은 큰 섬마저도 찾아볼 수 없다. 그러니 독도가 있을 리는 만무하다.
차제에 독도를 이 지도에 그려 넣는 것은 어떨까. DOKDO라는 영문표기와 함께. 국민의 독도수호 열기를 감안한다면 실제 크기보다 좀더 과장되게 그려도 괜찮을 것이다.
누구의 눈치를 살필 필요도 없고, 큰 수고도 필요 없는 일이다. 이렇게 하면 그 지도가 외교부 브리핑 장면을 통해 언론에 비칠 때마다 정부의 확고한 의지가 대내외에 재차 각인되고, 국민도 독도를 다시금 떠올릴 것이다. 어차피 독도 사태가 이번으로 끝날 일은 아니지 않은가.
박서강 사진부기자pindropp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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