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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못믿을 日"/ 말라카해협 해적납치 선원2명 수색 日, 순시선·정찰기 지원 제안 ‘퇴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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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못믿을 日"/ 말라카해협 해적납치 선원2명 수색 日, 순시선·정찰기 지원 제안 ‘퇴짜’

입력
2005.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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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말라카 해협에서 해적에게 납치된 일본인 선원 2명의 수색 작업에 순시선과 정찰기를 보내 돕겠다며 나섰다가 해당국인 말레이시아로부터 퇴짜를 맞았다.

말레이시아의 압둘 라흐만 아마드 해양경찰청장은 17일 호소다 히로유키(細田博之) 일본 관방장관이 "순시선과 정찰기를 보내 납치된 우리 선원을 찾는데 돕겠다"고 한 제안에 대해 "있어서는 안되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거절했다.

"실종된 우리 국민을 찾고 싶다"는 게 일본이 내세운 이유였지만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해협 주변국들은 "동남아에서 군사적인 영향력을 늘리기 위한 속셈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일본이 이 지역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들 세 나라는 일본이 올해 초 쓰나미 피해 복구현장에 자위대를 파견해 돕겠다는 뜻을 전했을 때 이를 받아들이면서도 "외국군 주둔은 미묘한 문제"라며 중무장 금지, 주둔 기간 3개월 이내의 조건을 달았다. 이들 국가는 오노 요시노리(大野功統) 일본 방위청 장관이 "일본이 수입하는 석유의 80% 이상이 말라카 해협을 통과할 만큼 중요하다"며 해상자위대를 파병해도 될 지에 대해 묻자 "해협의 안전은 연안국이 책임질 문제"라며 "일본의 협력은 연안국의 주권과 모순되지 않은 범위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쐐기를 박았다. "중국이 군비를 늘리면서 일본 영해를 침범하고 있다"며 ‘중국 위협론’을 제기한 일본 측 주장에 대해서도 "군사적으로 중국을 위험한 존재로 여기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동남아 국가들은 말라카 해협에 눈독을 들이는 일본을 ‘미국의 아류’로 보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테러단체들이 수심이 낮고 폭이 좁은 말라카 해협을 해상 테러의 유력한 대상지로 꼽고 있다며 공동경비계획을 마련했다. 싱가포르는 이 계획을 지지하며 미군의 자국 내 주둔을 허용했지만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주권 침해’라며 반대했다.

일부에서는 미국이나 일본이 말라카 해협의 주도권을 잡은 후 석유를 포함한 물동량의 대부분을 이곳을 통해 들여 오는 중국의 발목을 잡는데 이용하려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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