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는 신라시대부터 우산국에 속해 있었습니다." "1800년대 일본 고문서에도 독도가 우리 땅으로 표시돼 있어요."
17일 오후 1시 서울 영등포구 대길초등학교 6학년 5반. "독도가 왜 우리 땅"이냐는 담임 김화영(46·여) 교사의 질문에 32명의 학급 어린이 중 절반 이상이 팔을 높이 쳐들며 "저요, 저요"를 외쳤다. 이 날 5교시 사회수업은 일본 시마네현이 ‘다케시마의 날’을 제정한 데 대해 한국교총 등 3개 교원노조가 학생들에게 독도가 우리 영토라는 인식을 심어 주기 위해 마련한 특별수업으로 진행됐다.
3교시에 이미 인터넷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독도의 역사·지리적 특징에 대해 예비학습을 마친 학생들은 5교시엔 4~6명씩 조를 꾸려 자신들이 만든 ‘독도 마인드 맵(Mind Map)’을 들고 발표를 시작했다. 마인드 맵은 독도를 키워드 삼아 독도에 관해 연상되는 것들을 가지치기해 그린 인식도.
TV화면에 마인드 맵을 띄운 김영식(12)군은 독도가 조선 영토로 표시된 1800년대 일본 고문서를 지휘봉으로 짚으며 "일본도 다 인정했던 사실인데 왜 이제 와서 독도가 다케시마라고 우기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독도의 식물종에 대해 발표한 권혜윤(12·여)양은 "독도에는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고유식물들이 많고 그 대표적인 예가 쑥"이라며 "일본사람들은 쑥을 먹지 않는데 독도가 일본 땅이라면 왜 쑥을 먹지 못하냐"고 따졌다.
김 교사가 발표를 마친 학생들에게 "그렇다면 독도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뭘까"라고 묻자 기발한 대책들이 쏟아졌다. 한 학생은 "외국어 공부를 열심히 해 세계 각국이 우리나라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것들을 고쳐야 한다"고 말했고, 다른 학생은 "독도가 한국 땅이라는 걸 인정하는 양심적 일본인들의 활동을 도와야 한다"고 대답했다. 수업을 진행한 교총 소속의 김 교사는 "오늘 수업을 계기로합리적으로 일본에 대처할 수 있는 자세를 갖췄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총,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한국교원노동조합 등 3개 교원단체는 이날 대길초등학교 외에 서울 명일중, 영동일고 등에서도 독도 특별수업을 실시했다.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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