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의 프로 레이싱 대회인 2005 BAT GT 챔피언십 시리즈가 20일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화려한 막을 연다. BAT 챔피언십은 1995년 한국모터챔피언십이란 이름으로 개최된 국내 최대의 온로드(On Road·아스팔트 도로) 레이싱 대회가 모체. 2002년 BAT코리아가 타이틀 스폰서로 후원하면서 이름이 바뀌었으며 지난 해 평균관중 수가 1만5,000명에 달할 만큼 대중적인 모터스포츠 이벤트로 자리잡았다. 10월23일까지 7개월간 7라운드의 경주가 펼쳐지는 이번 대회에는 100여대의 레이싱카가 참가, GT1, GT2, 투어링A등 6개 클래스로 나눠 불꽃 튀는 속도경쟁을 벌인다.
‘국산차인 현대자동차의 수성이냐? 외제차인 도요타의 도전인가?’
봄바람과 함께 서킷을 흥분의 도가니로 만들 2005 BAT GT 시리즈는 돈과 명예를 좇는 드라이버들의 치열한 각축장이 될 전망이다.
최고 클래스인 GT1에서는 5억여원을 들여 개조한 투스카니를 몰며 2002~04년 3연패를 이룬 김의수(인디고)가 일본에 진출함에 따라 1인자 자리를 놓고 치열한 다툼이 예고돼 있다.
지난 해 김의수의 강력한 경쟁자로 수입차인 도요타 렉서스를 몰며 도전장을 던진 황진우(시그마PAO 렉서스)가 유력한 우승후보로 점쳐지고 있으며 인디고 소속의 이재우와 조항우, 지난 해 GT2 챔피언 출신으로 올해 GT1으로 클래스를 한단계 올린 김한봉(펠롭스) 등도 다크호스로 거론된다.
특히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오른 황진우가 우승컵을 안는다면 1995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온로드 자동차 경주대회가 열린 이래 최초로 수입차의 시리즈 종합우승이 이뤄지게 된다. 때문에 현대차의 후원을 업은 전통의 명문 인디고, 오일뱅크 두 팀은 자존심을 걸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또 지난해 투어링A 챔피언 이승철(아이리버)이 GT2로, 과일 장수 출신의 하이카 부문 챔피언 박인천(알테크)은 투어링 A로 각각 두체급 석권에 도전한다. 같은 팀(인디고)에서 한 솥밥을 먹으며 포뮬러에서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해온 조항우(인디고)와 2003년 포뮬러 챔피온 사가구치 료헤(오일뱅크)도 나란히 GT1에서 격돌한다. 포뮬러 출신인 이들 레이서와 투어링카 전문 레이서인 황진우, 이재우, 오일기 등과의 격돌도 흥미진진하다.
인기 연예인으로 구성된 R-STARS 팀에도 눈여겨 볼만한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탤런트인 류시원과 안재모는 투어링A에, 탤런트 이동훈과 가수 최재훈은 하이카에 각각 출전한다. 성적을 떠나 항상 구름 같은 팬들을 몰고 다니는 이들을 보기 위해 일본인 아줌마부대가 원정 응원까지 올 정도.
레이싱 경기가 벌어지는 스피드웨이에는 튜닝 및 자동차용품업체들이 참가하는 오토 페스티벌이 열려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스페셜카를 배경으로 팬들이 선수, 레이싱걸과 기념촬영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된다. www.kmrc.co.kr
박원식기자 parky@hk.co.kr
■ 관전 포인트/GT1 전면개조, GT2 부분개조…총 6개 클래스
레이싱 경기는 참가하는 차량의 형태와 크기, 엔진용량, 개조범위 및 드라이버의 능력에 따라 모두 6개 클래스(종목)로 나뉜다.
이 중 국내 최상급인 GT는 그랜드 투어링(Grand Touring)의 약자로 일반 승용차를 경주용으로 성능을 높여 개조한 것을 말한다. 외국에서 열리는 유명 자동차 경주인 F-1에서 사용되는 바퀴가 차체 밖으로 나와 있고 뚜껑이 없는 날렵한 모양의 레이싱카와는 거리가 멀다.
GT는 전면 개조가 허용되는 GT1과 부분개조만 허용되는 GT2로 또 다시 나뉜다. 경주차로 개조된 차량은 F-1의 700마력에는 못 미치지만 일반 차량보다 100마력이나 높은 250마력을 자랑한다.
여기에 개조가 금지된 투어링카A, 소형차급(1,500㏄이하) 경기인 하이카, 비개조 경기인 신인전 등 3개 종목이 더해진다. 또한, 포뮬러A와 포뮬러B는 차체 밖으로 바퀴가 나와있는 전형적인 레이싱카의 모습이 특징이다.
이 가운데 GT1과 GT2, 투어링카A 등 기준 배기량(2,000㏄)이 같은 종목은 실제 경기에서 함께 섞여 달린다. 따라서 40여대의 경주차가 한꺼번에 달리기 때문에 관람객들은 일반 도로에선 맛볼 수 없는 수십여 대 레이싱카들의 굉음을 바로 옆에서 체험할 수 있다. 경주는 같이 하지만 시상은 부문별로 따로 이루어진다.
경주용 차량은 종전 투스카니, 터뷸런스, 티뷰론, 엑센트 등 국내 차량이 주종을 이루었으나 지난 해부터는 토요타 렉서스와 BMW 등 수입 차량들이 적극적인 참여, 국산 차량들과 한판 대결을 벌인다.
박원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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