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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독도를 섬이라 부르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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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독도를 섬이라 부르지 말라

입력
2005.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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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이 일손을 놓고 독도를 찾아온 것은

억조창생 때부터

한반도 동족 끝자락에 地心을 박아 놓고 홀홀단신 맨몸으로

우리 땅을 지키러 나간

맨주먹의 섬,

맨주먹의 사람이 쥐고 있는 뜨거운 깃발

그 뜨거운 돌을, 함께 쥐기 위해서이다.

독도는 억조창생 때부터 삭발한 채

지금도 단식 중이다.

보아라, 저 수천 수만겹의 상감청자빛 파도,

뼛속에 새기며

풍화되어 가는 절벽과 용암들.

저 고고한 절벽과 용암들이

수천, 수억만년을 서로 부둥켜안고 부축하며

단식하고 있는 현장,

그 뜨거운 현장에 모두 다 동참하기 위해서이다.

독도는 면벽 중이지만

아무도 면벽 중이라 말하지 않는다.

단식 중이지만

아무도 단식 중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이제 독도를 섬이라 부르지 말라.

독도는 억조창생 때부터 한반도 땅임을 증명하러 나간

맨 앞의 사람이다.

영원불멸의 맨 앞 사람이다.

★조정권(56·경희사이버대 석좌대우교수) 시인의 신작시. 조 시인은 한국시인협회가 내달 2~5일 독도와 울릉도에서 펼칠 ‘독도사랑 시낭송 예술제’에 참석, 이 시를 낭송할 예정이다. 이 행사에서는 고은 김종해 이근배 등 시인 12명이 신작시를 낭송한다.

조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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