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패션을 주도하는 이탈리아의 밀라노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디자인 대결’을 벌인다.
삼성전자는 15일 밀라노에서 백색 가전과 디지털 가전, 휴대폰 제품의 디자인을 연구·개발하는 ‘디자인 연구소’를 내달 중 설립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소는 디자이너와 주재원 등을 포함, 20명 내외의 상주 인원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측은 "현지 디자이너 등을 따로 채용하는 한편 밀라노의 유명 디자인하우스 등을 활용해 유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최신 유행 디자인의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전략은 유럽 시장에서 명품 스타일의 디자인이 제품 차별화 및 판매 확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이탈리아법인 다니엘 그라시씨는 "백색가전 전 분야에서 저가의 중국산 제품이 밀려들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명품’ 디자인을 시도해 성공했다"며 "중국산보다 두 배나 비싼 값을 받으면서도 재고가 없어 못 팔 지경"이라고 말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 해 이탈리아 에어컨 시장에서 델롱기(Delonghi) 등 현지 유명 가전 브랜드를 제치고 19.3%의 시장점유율로 2년 연속 1위에 올랐다. 휴대폰, 디지털TV 등 가전 전 분야에서 ‘삼성’은 지난 3년새 최고급 브랜드로 부상했다.
LG전자는 이미 2002년부터 밀라노에서 디자인분소(LGEDM)를 운영하고 있다. 아일랜드 더블린과 미국 뉴저지, 일본 도쿄 등 세계 4개 지역에 흩어져 있는 LG전자의 글로벌 디자인 네트워크는 각 지역별 시장에 특화한 제품 디자인을 맡는다. 지난해 12월에는 휴대폰 디자인 센터도 문을 열어 현재 50여명의 현지 디자이너가 근무하고 있으며, 올해 40여종의 휴대폰을 디자인할 계획이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밀라노=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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