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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3세 경영' 가속도/ 현대家 정의선·지선·일선씨 등 전면에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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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3세 경영' 가속도/ 현대家 정의선·지선·일선씨 등 전면에포석

입력
2005.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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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가의 3세들이 경영의 전면에 나서고 있다.

최근 4대 그룹 가운데 3세 체제로의 재편이 가장 활발한 곳은 현대·기아차 그룹. 정몽구 회장의 외아들인 정의선(35) 사장은 10년간의 경영수업을 마치고 기아차 경영을 맡게 됐다. 정 사장은 지난달 기아차 기획실장(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뒤 11일 기아차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외아들 이재용(37) 삼성전자 상무는 내년에 승진이 예상되고 있다. LG그룹은 이미 3세(구본무 회장) 체제를 구축했고, SK는 고 최종건 회장, 고 최종현 회장의 뒤를 이어 최태원 SK㈜ 회장의 2.5세대 체제를 확고히 하고 있다.

4대 그룹 외에는 CJ그룹이 지난해 말 이재현(45) 회장의 누나인 이미경(47)씨를 CJ엔터테인먼트, CJ CGV, CJ미디어 및 CJ아메리카 담당 부회장으로 선임했다. 이 부회장은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의 장녀다.

범 현대가인 현대백화점 그룹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아들인 정몽근 회장의 장남 정지선(33) 부회장이 최대주주 지위에 올랐고, 지난해 말에는 차남 정교선(31) 부장이 기획조정본부 이사로 승진했다. 정몽근 회장이 경영 일선에 나서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대백화점의 후계 승계는 사실상 완결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INI스틸 계열사인 BNG스틸의 대표이사 사장은 고 정주영 회장의 4남인 고 정몽우씨의 장남 정일선(35)씨며, 차남 문선(35)씨는 재정담당 이사다. 정의선 기아차 사장, 정지선 현대백화점 부회장, 정일선 사장등은 고 정주영 회장의 ‘손자 3인방’인 셈.

재벌 3세들의 경영 본격 참여는 오너경영 체제에 대한 압박이 더 세지기 전에 후계 체제를 확고히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집단소송제 도입 등 재벌에 대한 감시가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승계를 미뤘다가는 ‘비용’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3세 경영인들이 대학 졸업후 대략 10여년간 경영 수업을 받아왔기 때문에 경영 일선에서 역량을 발휘할 단계가 됐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그러나 재벌 3세들이 연착륙할 지는 아직 미지수다. 1980년대 2세대가 안정적 경제환경에서 외형을 확장할 수 있었던 반면, 지금은 기업간 경쟁 압력과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상속세 문제나 경영 승계에 대한 곱지 않은 시각, 그룹 장악력 약화 등 승계 과정에서 넘어야 할 산도 아직 많이 남아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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