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TV드라마 ‘해신’을 통해 장보고의 일대기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삼국사기, 삼국유사와 같은 역사서에 ‘매우 미천한 해도인(海島人)’ ‘모반을 꿈꾸었던 반역자’로만 그려졌던 그가 21세기형 인물로 재평가되고 있는 것은 이미 1,000년 전에 진정한 ‘벤처 CEO’의 모습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조공무역이 퇴조하고 민간의 자발적 교역이 성행할 것임을 정확히 읽어내는 혜안. 당나라에서의 지위를 버리고 신라로 돌아와 청해진을 설치하는 도전 정신. 해상무역을 위해 조선술, 군사력, 항해술 등 관련 기술에 끊임없이 투자하는 모습. 남들이 미처 보지 못한 가능성을 정확히 읽고 두려움 없이 실천하면서 한 분야에 적극 투자하는 모습이야말로 끊임없는 경쟁 속에 있는 우리 소프트웨어(SW) 벤처기업이 갖춰야 할 자세다.
특히 창업 후 어느 정도 매출이 오르고 이익이 발생했을 때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관련 분야에 재투자해 전문성을 높이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국 내에서는 성공했다고 하는 1세대 SW벤처기업들이 창업후 10년이 흘러서야 세계에서 인정받는 SW기업이 된 것도 한 분야에서 끊임없이 투자했기 때문이다.
사실 2000년 벤처 거품 붕괴 당시, 일부 SW벤처기업들은 전문성 보다는 사업과 무관한 문어발식 확장 경영으로 ‘성장의 끈’을 스스로 풀어버리는 과오를 범했다.
정부의 신 벤처 정책으로 ‘제2의 벤처 붐’ 분위기가 다시 무르익고 있는 지금, 지난 날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장보고와 같은 진정한 벤처정신으로 한 분야에서 우뚝 서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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